관심〈觀心〉 밝혀 수행의 실제 구체적으로 보여줘

후대 선법 정혜쌍수〈定慧雙修〉와 접목해

관심문의 근본이론으로 발전

중국 수나라 때의 천태지의(天台智, 538~597) 대사는 <법화경>을 깊이 연구하여 천태교학의 체계를 완성시킨 인물이다. 그는 법화 3대부로 알려진 <법화현의(法華玄義)>와 <법화문구(法華文句)> 그리고 <마하지관(摩訶止觀)>을 저술하여 널리 선양하였다.

<법화현의>는 법화의 취지를 경의 제목을 가지고 심오하게 설명한 것으로 경의 제목만 가지고도 대의를 드러내 놓은 명저로 평가 받는다. 오중현의(五重玄義)라는 이름을 해석한 석명(釋名), 제시되는 이치의 특징을 밝히는 변체(辨體), 경의 종취가 무엇인가를 밝힌 명종(明宗), 의심을 끊어주고 신심을 일으키는 효용에 대하여 논한 논용(論用), 경이 불교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판정하는 판교(判敎) 등 5가지 관점에서 설명을 하고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하여 7가지 조목을 설정, 통론형식으로 밝히는 칠번공해(七番共解)가 내용의 줄거리다. <법화문구>는 경문을 해석한 것으로 지의대사가 금릉의 광택사(光宅寺)에서 제자들에게 강의한 것을 제자 관정(灌頂)이 기록한 것이다. 문구가 먼저 지어지고 다음에 현의가 지어졌으며, 지관이 뒤에 지어진 것이다. 모두가 관정이 기록 정리한 것이다. 현의와 문구가 교상을 밝힌 것이라면 <마하지관>은 관심을 밝혀 수행의 실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다. 후대에 와서 지관의 모든 것을 밝힌 명저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마하지관>이다. 지의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가장 완숙하고 체계적인 논술로 구성되어 있다. 

20권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관정이 쓴 서문이 있고 이어 대의(大意), 석명(釋名), 체상(體相), 섭법(攝法), 편원(偏圓), 방편(方便), 정관(正觀), 과보(果報), 기교(起敎), 지귀(旨歸)의 십장(十章)으로 되어 있다. 대의에서 정관까지의 7장은 자세한 설명을 하였으나 과보에서 지귀까지는 설명이 되어 있지 않다.

제1 대의장(大意章)에서는 전체의 내용을 발대심(發大心), 수대행(修大行), 감대과(感大果), 열대망(裂大網), 귀대처(歸大處)의 다섯 가지로 간략하게 요약하여 설하는데 이를 오략(五略)이라 하고 10장 전체를 십광(十廣)이라 한다. 대행을 닦는 것(修大行)을 설명하면서 삼매의 종류를 상좌삼매(常坐三昧), 상행삼매(常行三昧), 반행반좌삼매(半行半坐三昧), 비행비좌삼매(非行非坐三昧)의 넷으로 구분하여 말한다.

제2 석면장(釋名章)에는 지관에 상대지관과 절대지관이 있다는 것을 밝히고 제3 체상장(體相章)에는 원돈지관의 본질에 대해 교상(敎相), 안지(眼智), 경계(境界), 득실(得失) 등에 의해 밝힌다.

제6 방편장(方便章)에 지관을 닦는 방편상의 종합적인 내용이 다양하게 설해져 있다. 지관을 닦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청정하게 계율을 수지하고, 의복과 음식을 갖추며, 고요한 장소에 머물고, 모든 반연을 쉬며, 선지식을 가까이 하는 것의 다섯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구오연(具五緣)을 설한다. 이어 가오욕(呵五欲)이라 하여 색욕(色欲), 성욕(聲欲), 향욕(香欲), 미욕(味欲), 촉욕(觸欲)이 일어나지 않도록 꾸짖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다섯 가지 근본번뇌를 버려야 한다는 기오개(棄五蓋), 음식, 수면, 몸, 호흡, 마음을 조절하는 조오사(調五事), 망상을 끊고 선정을 얻으려는 의지,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 바르게 생각하는 것, 교묘한 지혜를 갖추는 것, 일심으로 행하는 것 등의 행오법(行五法)을 설하여 모두 25가지의 방편을 설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이 설해져 있는 <마하지관>은 후대에 등장한 선법의 정혜쌍수(定慧雙修)와 맥을 같이 하면서 관심문의 근본이론이 되어 내려왔다.

[불교신문3006호/2014년4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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