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 최완수 소장 등 300여명 동참

서울 탑골공원과 종로 일대의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으로 자비를 실천하는 원각사가 관음보살좌상 봉안법회를 봉행했다.

원각사(주지 원경스님)는 2월28일 오후2시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을 증명으로 사부대중 3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관음보살좌상 봉안법회를 성대하게 거행했다.

이날 봉안법회에서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은 법어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미소와 (불상에 조각된) 하트 모양은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현대적 감각과 예술성을 함께 지닌 품격 있는 불상”이라면서 “앞으로 시간이 지나가면 대한민국 문화 지킴이 최완수 선생이 조성한 불상으로 문화재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방장 설정스님은 “부처님은 삼라만상 두두물물이 모두 깨닫길 원했으며, 오늘 예배드리고 절을 한 것은 영원한 불성에 귀의한 것”이라면서 “자비의 진리 그 자체인 관세음보살도 마찬가지로, 모든 생명의 어머니”라고 설했다. “우리가 어렵고 힘들 때 어머니를 부릅니다. 배고플 때도 기쁠 때도 어느 장소에서나 어머니를 부르듯 관세음보살님은 구고구난(救苦救難)이기에 모든 이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성취해 줍니다.”

이날 주지 원경스님은 “지난 20여 년간 무료급식소 원각사가 관음보살님의 자비행을 몸소 실천하는 ‘실천불교의 복전(福田)’이 되어 왔지만, 자비보시의 주불인 관세음보살좌상을 봉안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면서 “사부대중과 함께 수희 찬탄하는 시절연이 도래해 감격의 마음이 그지 없다”고 인사했다.

원각사 관음보살좌상은 불상 연구의 대가인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소장의 감수 아래 불모장 서창원 작가가 조성했다. 옛 기법을 기본으로 하면서 현대적 자비와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문양이 보살상의 옷자락과 조화를 이뤄 창조적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소장은 ‘관세음보살상 조성 연기문’에서 “(조선시대 조성된) 원각사 터에 원경스님이 무료 급식소를 차리고 나섰으니, 참으로 인연법칙은 신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원경스님의 원자(圓字)가 원각사(圓覺寺)의 사명(寺名) 원자(圓字)와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완수 소장은 “금번 조성한 관세음보살좌상은 대자대비한 원만상호의 위신력으로 수고중생(受苦衆生)의 고뇌를 구원하여 종당에는 세상에서 기아(飢餓)를 소멸시키는 절대적인 권능(權能)을 끝없이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는 1993년 탑골공원에서 끼니도 때우지 못한 채 소일하는 노인들을 위해 밥을 나눠 주면서 시작했다. 거리에서 시작된 무료급식은 1996년 종로구 낙원동 212-1에 급식소가 마련되어 실내에서 음식을 나눠주게 되었다.

하지만 1997년 IMF로 이마저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을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서 위탁받아 지속했다. 1998년 종로구 낙원동 220번지로 옮겨 원각사 사액(寺額)을 걸고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전개하며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했다. 그러나 2015년 3월 보리스님이 22년간 이어온 무료급식을 중단하는 상황에 처하자, 원경스님이 원력을 내어 계승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원각사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탑골공원 뒤에 자리한 급식소에서 200여명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며 자비행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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