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눈 수행자' 현각스님 "한국불교에 실망…떠나겠다"

현각스님은 자신의 SNS에 28일 남긴 글을 통해 8월 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밝히고 “화계사로 가서 은사 은사 스님의 부도탑에 참배하고 지방 행사에 참석한 뒤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환속이 아니라 한국을 떠나 유럽이나 미국에서 현대인들이 화두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현각스님은 다소 서툰 우리글로 한국불교에 대한 실망감을 털어놓았다. ‘서울대 왔던 외국인 교수들, 줄줄이 떠난다’는 신문 기사를 인용하면서 “이 사람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고 동감한다”며 “나도 자연스럽게 떠날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스님은 “주한 외국인 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장식품)”이라며 “이게 내 25년간 경험이다. 참 슬픈 현상”이라고 토로했다.

은사인 숭산스님에 대해서는 “45년 전 한국불교를 위해 새 문을 열었다. 나와 100여명의 외국인 출가자가 그 포용하는 대문으로 들어왔다. 참 넓고 현대인들에게 딱 맞는 정신이었다”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현각스님은 “그런데 종단이 그 문을 자꾸 좁게 만들어 지난 2∼3년간 7∼9명 외국인 승려들이 환속했고, 나도 요새는 내 유럽 상좌들에게 조계종 출가 생활을 절대로 권하지 못한다”며 “내가 어떻게 그 조선시대에 어울리는 교육으로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서양 사람들, 특히 서양 여자들을 보낼 수 있을까? 그 대신에 나는 제자들을 계룡산이나 한 유명한 일본 선방으로 보낸다. 다른 서양 스님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고 쓴소리했다. 또한 “한국 선불교를 전 세계에 전파했던, 누구나 자기 본 성품을 볼 수 있는 열린 그 자리를 기복 종교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기복 = $’. 참 슬픈 일이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현각스님은 “계룡산 국제선원에 올바르고 실천하는 화두선 공동생활이 있다”며 정말 사부대중 생활, 정말 합리적인 교육, 유교 습관이 없는 환경, 남녀·국적 차별 없는 정신, 기복 방식을 최소 사용하는 기도 정진, 신도들을 무식하게 사용하지 않는 together-practice 등을 예로 들었다. 스님은 “재가 불자는 살아 있다”면서도 “재가 불자들이 유교식 정신에서 벗어나지 않으니까, 너무 조용하니까 이 못된 ‘승려 중심’ 불교가 계속 고쳐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