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스님 삼척 흥전리사지 발굴현장 방문

총무원장 자승스님(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과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일감스님(중앙)은 8월2일 흥전리사지 발굴현장을 돌아봤다.

9세기 통일신라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정병 2점이 완전한 모습으로 발견돼 화제가 됐던 삼척 도계읍 흥전리사지 발굴현장을 오늘(8월2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방문했다. 총무원장 스님과 흥전리사지 조사기관인 불교문화재연구소 소장 일감스님은 이날 발굴현장을 둘러보고 폐사지 복원 및 폐사지서 출토된 불교성보 보존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흥전리 산92-1번지 일대에 위치한 흥전리사지는 통일신라시대 창건해 고려시대 전기에 폐사된 사찰로, 국통(國統)이 주석했던 곳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출토된 신라시대 불교를 관장했던 스님의 최고위 직책인 ‘국통’, 신라의 고위직인 ‘소판’ 등이 새겨진 비편과 일본 호류지에 전하는 번과 유사한 투조 금동번, 귀면와, 곱새기와 등 유물들은 국가주도로 사용됐던 것으로, 당시 사격을 짐작케 한다. 특히 지난 5월 발굴조사과정에서 수습된 2점의 청동정병은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가장 완전한 형태로, 중국에서 유입된 청동정병이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시대 다양한 정병제작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주요한 유물로,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처리 중이다.

주불전이 있는 금당지의 형태도 특이한데, 하나로 연결된 기단 위로 금당 좌우에 날개처럼 익사(翼舍)가 배치돼 있다. 동쪽 익사에는 내부에 커다란 적심이 있어 무거운 것을 지탱했던 흔적과 함께 탑비 아래를 받치는 거북모양의 돌인 귀부가 놓여 있어, 국통을 지낸 스님의 탑비가 세워졌던 전각으로 추정된다. 곡성 태안사 부도전처럼 부도나 탑비를 봉안했던 전각으로서 익사의 성격이 밝혀지면, 통일신라시대 선종 사찰에서 입적한 고승을 어떻게 추모했는지도 알 수 있다는 게 불교문화재연구소의 견해다.

흥전리사지를 돌아본 총무원장 스님은 폐사지 복원과 사지에서 출토된 성보보존에 대한 불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사찰의 경우 전란이나 천재지변 등을 겪으며 법등이 끊어진 곳이 적지 않지만, 이곳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은 불제자들의 역할”이라며 “폐사지에서 발굴된 유물 또한 우리가 주인의식을 갖고 보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행 제도로 한계가 있다면 법령 개정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감스님은 “폐사지 발굴로 그치지 않고 정비와 복원을 통해 강원도 불교문화를 되살리고, 많은 이들이 옛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지가 위치한 도계읍 경기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과 함께 전국 폐사지 현황조사 중인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4년부터 흥전리사지를 발굴하면서 주불전이 있던 사역과 스님들이 생활하고 수행했던 공간을 차례로 확인했다. 이어 오는 8월 둘째 주부터는 탑비 주변 등에 대해 추가발굴에 나선다.

출토유물에 대한 설명을 듣는 스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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