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승가대 총장 원행스님

‘4년 단기출가’로 학인유치

평생출가란 인식 뛰어넘어

대학서 승가생활 체험하며

출가자의 삶 선택할 기회 줘

“출가가 일상적인 동남아 불교문화권 국가에서는 스님으로 살다가 환속해 재가자로 사는 게 특별하지 않고, 아이들의 경우 사미 신분으로 사찰에서 공부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평생출가라는 인식이 강해 환속한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중앙승가대 4년 단기출가는 이런 편견을 벗어나, 스님이자 대학생으로 승가와 불교문화를 체험해보라는 취지에서 도입한 새로운 출가모델이다.”

김포 중앙승가대학교가 내년부터 ‘4년 단기출가(Uni-출가)’ 제도를 도입한다. 유니출가는 대학의 유니버시티(University)와 출가를 더한 것으로, 사미 사미니 신분으로 중앙승가대서 4년간 정규과정을 이수하는 것이다. 출가생활을 경험하고 졸업 후에는 구족계를 받고 스님으로 살거나, 환계 후 사회로 진출할 수도 있다. 총장 원행스님<사진>은 지난 4일 조계사 인근서 간담회를 갖고 중앙승가대가 추진하고 있는 ‘4년 단기출가’ 제도를 설명했다.

‘4년 단기출가’의 장점은 출가자의 삶을 체험하는 동시에 대학생활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원행스님은 “요즘 10대들은 대학진학에 대한 부담으로 힘들어하고, 20대 청년들은 진로문제로 고심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며 “대학진학과 동시에 승가문화를 경험하면서 출가가 삶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직접 느끼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고등학교 재학생이거나 고교졸업학력 이상인 만 50세 미만이다. 10대의 경우 ‘청소년출가, 단기출가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수계교육 한 달 전 종단 행자등록을 마쳐야 하며, 만19세 이상은 6개월 행자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수계교육에 입교해 16일간의 교육을 마치고 5급 승가고시를 통해 사미(니)계를 수지한 뒤 입학하는 과정은 일반 출가자와 마찬가지다. 입학 후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승가문화를 체험하는 동시에 불교학이나 문화재학, 사회복지학, 상담학 등 전공을 선택해 공부하면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특전도 많다. 학업에 뜻이 있다면 해외 자매결연대학과 교환학생으로 유학도 가능하며 유학비 전액도 지원된다. 대만 불광산사 산하 5개 대학, 교토 붓교대학 등이 대표적이다. 스님은 “수행지원금으로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있고, 장학혜택도 다양하다”며 “졸업 후에는 사회복지사 2급을 취득하거나 불교심리상담사, 준학예사 자격이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4년 단기출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종단은 물론 일반 사회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환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부터 달라져야 한다. “사미 사미니로서 중앙승가대를 졸업한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데, 부정적인 인식들로 인해 환계자가 출가의 경험을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출가의 경험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행스님은 “평생출가에 대한 부담으로 쉽게 출가를 결심하기 어려웠다면 중앙승가대서 4년간 단기출가를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을 결정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불교신문3223호/2016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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