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 보호와 감정의 중요성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는 문화와 문화재의 보고(寶庫)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과정에서 숱한 전란을 겪으며 망실된 문화재도 많지만, 지금까지 전해오는 문화유산이 적지 않다.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수준 높고 아름다운 동아시아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예전과는 달리 문화재의 소중함은 별도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인식이 바뀌었다. 식견(識見)이 높아지고 관심이 커지면서 각별하게 대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며 무역업에 종사하다 2014년 영구 귀국한 필자는 그 과정에서 특히 중국 도자기를 많이 접하며 매력에 빠졌다. 그러나 수집 할 때는 소장가치가 있는 진품(眞品)이라 생각했지만, 세월이 흐르고 도자기에 대한 논문과 해설서 등을 연구하면서 후회를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육안으로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위에 적지 않은 이들도 진귀한 작품이라는 판단이 앞서, 가품(假品)에 눈을 흐려 결정을 잘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앞서 지적했듯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은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문화재가 상당수에 이른다. 이 가운데 도자기는 생활도구 또는 장식용 작품으로 가까이 있어 왔다. 동아시아인의 삶에서 빼놓기 이야기하기 힘든 것이 도자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까닭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도자기를 개인이나 단체가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느 나라 도자기 인지, 과연 진품인지, 아니면 모방품인지를 일반인들은 분간하기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국보와 보물급의 가치가 있는 것을 모른 채 보관하거나 다른 이에게 양도하는 경우도 있다. 모르긴 해도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도자기를 소장만 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도자기의 매력에 빠진 경우 어느 시대 것인지도 모른 채 지금까지 판매할 대상자는 물색하지 않고 매입만 계속 진행하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또한 중국도자기 소장자는 언젠가는 중국 유물이기에 중국정부에서 매입해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도자기를 비롯한 각종 문화재의 진위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육안으로 감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확실한 육안으로 하는 감정은 아무래도 미진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보다 과학적인 감정 기법을 도입하여 진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첨단과학 시대에 들어선 지금, 육안 감정보다는 과학적인 기법을 통해 진위 여부를 판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방법을 통한 감정과 확인은 문화재 보호에 정확성을 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진위 여부를 알지 못한 채 보관하는 것은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문화재 보호와 전승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진위를 확인하는 감정은 도자기를 비롯한 각종 문화재의 소장자들에게 요구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불교신문3226호/2016년8월20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