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 영접하는 아미타불

 

리움미술관 소장 국보 218호 아미타삼존도.사진출처=문화재청(www.cha.go.kr)

스스로 깨달아 성불하는 수행을 두고 난행(難行)이라 한다면, 염불수행은 이행(易行)이라 불린다. 아미타부처님께 의존해 극락정토에 왕생하길 바라는 사람들은 염불수행에 몰입했다. 사찰에 염불당이 건립되고 만일염불회 같은 신행공동체 외에도 조선시대에는 염불계가 조직돼 수행과 불사를 담당하기도 했다. 아미타불을 모신 불사도 꾸준히 이어졌다. 불상을 조각하거나 불화를 그리며 극락정토 왕생을 기원한 것이다.

특히 고려불화 가운데 아미타부처님을 중심으로 관음, 대세지보살이 죽은 자를 맞이하러 오는 장면을 묘사한 아미타내영도(阿彌陀來迎圖)는 극락왕생에 대한 기대와 염원이 담겨 있다. 삼성 리움미술관 소장 아미타삼존도는 왕생자를 맞으러 오는 모습을 상세히 묘사했다. 아미타불이 손을 내민 동시에 백호에서 나오는 광명이 무릎을 꿇고 합장을 한 망자를 비추고 있으며, 관음보살은 허리를 굽히고 망자에게 대좌를 내미는 모습이다. 다만 경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장보살이 대세지보살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종을 앞둔 사람을 아미타불과 관음, 대세지보살이 영접하는 모습은 <관무량수경>에 상세히 설명돼 있다. 부처님께서 빈비사라왕의 부인인 위제희와 아난에게 설한 바에 따르면, 서방정토에 태어난 사람들은 9품으로 나뉘는데, 상품상생(上品上生)부터 하품하생(下品下生)까지다. 이 가운데 상품상생과 상품중생, 상품하생에 태어난 이들은 아미타삼존과 권속들이 함께 온다고 돼 있다.

가장 높은 경지인 상품상생에 나려면 지성스러운 마음과 깊은 마음(深心), 회향하여 발원하는 마음(廻向發源心)을 갖춰야 한다. 또 살생하지 않고 계행을 갖춘 사람, 대승방등경전(大乘方等經典)을 독송하는 사람, 6념(念)을 수행하고 회향해 불국토에 태어나길 발원하는 사람도 가능하다. 이들이 임종할 때는 아미타부처님이 관음, 대세지보살과 수많은 화신불, 백천 비구와 성문 대중, 모든 천인들이 함께 온다. 관음보살이 금강대(金剛臺)를 손에 들고 대세지보살과 함께 죽은 이의 앞에 이르면, 아미타부처님이 광명을 비춰주고, 여러 보살들과 손을 내밀어 영접한다. 망자가 금강대에 오르면 잠깐 사이에 극락정토에 태어난다는 것이다.

상품중생자에게는 아미타부처님이 관음과 대세지보살 등 여러 권속들에 둘러싸여 자금색(紫金色) 연화대를 가지고 오는데, 망자는 한 생각 사이에 극락세계 칠보 연못 가운데 태어난다. 상품하생자는 생이 끝나려 할 때 아마타불이 관음, 대세지보살을 비롯한 권속들과 함께 금으로 된 연꽃을 가지고, 500 화신불이 나투어 영접하러 온다. 이 모습을 본 망자는 곧 자신이 금으로 된 연꽃에 앉아 있음을 보게 되는데, 그가 앉으면 꽃잎이 닫히고, 칠보연못에서 왕생한다.

내영도는 특히 아미타삼존이 직접 임종을 지켜주는 장엄함을 보여줌으로써 불자들의 신심을 증장시키는 효과가 크다.

[불교신문3227호/2016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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