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卓杖大地沈

萬像森羅盡舒光

水聲淸風說無生

蠢動含靈皆成佛.

“주장자를 한번 치니 대지가 평침하고/ 만상삼라가 다 광명을 놓는 도다.// 물소리와 바람소리가 무생법문을 설하니/ 준동함령이 다 성불하도다.”

 

<원각경(圓覺經)>에 운(云)하사대 무변허공(無邊虛空)이 각소현발(覺所現發)이라하시니 구안납승(具眼納僧)은 차도(且道)하라! 나개시허공미발전(那箇是虛空未發前)의 본래체성마(本來體性)아? 양구(良久)에 이주장자(以杖子)로 타법상일하운(打法床一下云) 일조주장(一條杖)이 편만법계(遍滿法界)니라 환지락처마(還知落處)아? 경설고인행리처(更說古人行履處)하리라. 설봉(雪峯)이 시중운(示衆云)하되 아저리(我這裡)에 여일면고경상사(如一面古鏡相似)하야 호래호현(胡來胡現)하고 한래한현(漢來漢現)하니라. 유승(有僧)이 재문(便問)하되 홀우명경래시여하(忽遇明鏡來時如何)닛고? 사운호한구은(師云胡漢俱隱)이니라. 대각연(大覺璉)이 송왈(頌曰)

양경상교철저광(兩鏡相交徹底光)하니 왕래호한진잠장(往來胡漢盡潛藏)이로다. 무단경설여여체(無端更說如如體)하니 삽자파사만성강(揷波斯性强)이로다.

<원각경>에 이르시되 ‘가없는 허공이 각(覺)의 현발한 바라’ 하시니 안목을 갖춘 납승은 한마디 일러라! 어느 것이 이 낱 허공이 나타나지 아니한 이전의 본래 체성인고? 잠깐 있다가 주장자로 법상을 한번 치고 이르시되, 한 자루의 주장자가 법계에 두루 하니라. 도리어 낙처를 알겠는가? 다시 고인의 행리처를 설하리라. 설봉화상이 대중에게 보여 이르시되, 나의 이 속에 일면의 한 옛 거울이 있어서 검은 것이 오면 검은 것을 나투고 붉은 것이 오면 붉은 것을 나툼과 같으니라. 어떤 스님이 문득 묻되, 홀연히 밝은 거울이 옴을 만났을 때 어떠합니까? 설봉화상이 이르시되, 검고 붉은 것이 함께 숨느니라. 대각연 선사께서 게송으로 이르시되, 두 거울이 마주쳐 철저히 비추니 오고감에 호한이 모두 다 숨었도다. 까닭 없이 여여한 본체를 다시 말하니 부리 꽂은 파사인이 부질없이 성급하네.

 

청천야월심교결(淸天夜月甚皎潔)하니

적적요요철저광(寂寂寥寥徹底光)이로다.

문이즉하여하시(問爾下如何是)오

물물두두진성광(物物頭頭盡惺光)이로다.

“맑은 하늘 밤 달이 심히 밝으니/ 고요하고 고요한데 끝없이 빛나도다.// 묻노니 그대는 지금 어떠한고?/ 물건마다 하나하나 광명을 발하도다.”

[불교신문3227호/2016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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