伽倻消息誰能說 白雲去來山不動

莫道此時玄妙旨 說法聽法古道通

“가야산 소식을 누가 능히 말하랴./ 흰구름 오고 가나 산은 동함이 없네.// 이때, 현묘한 뜻을 말하지 말라./ 법을 설하고 듣는데 옛길이 열리도다.”

 

달마스님은 부처님으로부터 28대 조사가 되고, 중국에 와서는 초조(初祖)가 된다. 남인도 향지국(香至國) 제3왕자로 보리다라(菩提多羅)라 하였다. 반야다라(般若多羅) 존자의 법을 이었다. 반야다라께서 법(法)을 전할 때 “내가 열반에든 뒤 67년이 되면 진단(震旦, 중국)에 가서 대법(大法)을 선양하라. 조급하게 시행하다가 그날로 시들게 하지 말라” 하였다. 또 말하되 “네가 거기에 이르거든 남방에는 머물지 말라. 그들은 오직 유위공덕(有爲功德)만을 좋아하고 불리(佛理)는 잘 알지 못할 것이다. 네가 가더라도 남쪽에 오래 머물지 말라” 하였다.

달마스님께서 조카 이견왕(異見王)을 교화하시고 마침내 바닷길로 중국을 향하여 3년 만에 양(梁)나라에 가서 무제(無帝)를 만났다. 무제가 묻기를 “화상은 서천(西天)에서 무슨 교법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한가지의 교법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짐은 많은 절을 짓고 탑을 쌓고 스님들을 득도시켰는데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조그마한 공덕도 없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것은 인천(人天)의 작은 복이니 유루(有漏)의 공덕이 될 뿐입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참 공덕 입니까?” “맑은 지혜는 묘하게 밝아서 본체가 스스로 공적하니 세상의 함이 있는 일(有爲之事)로는 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거룩한 법의 첫째가는 도리입니까?” “훤칠해서 거룩한 것이라곤 없습니다.” “짐을 대하고 있는 이는 누구입니까?” “모릅니다.”

무제는 이 문답에서 알아듣지 못하였다. 달마는 양자강을 건너 위(魏)나라 숭산(嵩山)으로 갔다. 달마스님이 떠난 뒤 무제는 지공대사에게서 “그분이 바로 관음보살이라”는 말을 듣고 급히 뒤쫓아 모셔오라고 하였으나, 지공대사는 온나라 사람이 다 가도 오지 않을 거라고 말렸다.

달마스님은 소림사 석굴에 가서 9년간 면벽했다. 그 후 양무제는 달마와 헤어진 뒤에 스스로 비문을 짓기를 “보고도 보지 못했고, 만나고도 만나지 못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뉘우쳐지고 한이 되는 도다. 사후(死後)에라도 감히 스승으로 모시겠노라” 하고 비문을 지었다.

 

西來一句字 大千放赫赫

了得這一句 萬劫長不昧

“서쪽에서 온 한마디 글자./ 대천세계에 항상 혁혁한지라.// 이 한마디를 요달하면,/ 만겁에 길이 어둡지 않느니라.”

 

이락(伊洛)에 있던 혜가(慧可)가 도를 구하여 소림굴 밖에 이르렀다. 달마는 면벽단좌하고 만나주지 않았다. 눈이 펑펑 내리는 12월9일 밤 무릎이 넘는 눈 속에 합장하고 밤새도록 서 있었다. 날이 밝아 해가 높이 떴을 때에야 달마스님과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달마스님이 혜가(慧可)를 돌아보고 “네가 밤새 눈 속에 서 있어 무엇을 구하는 것이냐?” 혜가가 “제불의 법인(法印)을 얻게 하여 주십시오” 하자 달마스님은 “제불의 법인은 남에게서 얻는 것이 아니다” 하였다.

그 당시 혜가는 과연 알 수 있는 것을 다 알고 배울 수 있는 것을 다 배웠으나 마음속에 있는 불안은 어떠한 지식이나 배운 것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혜가는 “화상이시여 저의 마음이 편안치 않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주십시오.” “좋다. 그러마. 너의 마음을 이리 가져오너라.” “마음을 찾아보아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내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마쳤다” 하는데서 혜가가 언하(言下)에 대오(大悟)를 하였다.

 

粉骨碎身未足酬 一句了然超百億

“분골쇄신해도 오히려 갚을 수 없음이여./ 일구가 요연히 빛나 백억 가지를 초월 하였도다.”

 

오늘이 하안거 해제일입니다. 옛 스님 말씀에, 출가하여 스님이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겠습니까? 몸의 안일을 구하려는 것도 아니며 명예와 재물을 구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나고 죽음을 면하고 번뇌를 끊으려는 것이며, 부처님의 지혜를 이으려는 것이며, 삼계에 뛰어나서 중생을 건지려는 것입니다.

설사 결제 중에 약간의 정진을 했다 하더라도 해제 3개월 동안에 동분서주해서 시간만 보낸다면 공부에 진취가 없을 것입니다. 해제라는 것은 결제 때 못한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해 선지식을 찾고 도반을 찾아 처소를 가려 공부를 더 잘해야 합니다. 오늘도 이만, 내일도 그만, 금년도 이대로, 명년도 그대로 허송세월하면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기에 납월 30일을 당해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공부는 할 수 있을 때 해야 되는 것입니다.

 

不行芳草路 難至落花村

“꽃다운 풀밭길을 걷지 않으면,/ 꽃이 지는 마을에 가긴 어렵네.”

[불교신문3227호/2016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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