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제나라 때 어떤 사람이 시장통에서 금을 훔치려다가 붙잡혔다. 멀쩡한 행색의 그가 붙잡혀오자 고위관리가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금을 훔치면 붙잡힐 줄 몰랐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그는 “금을 취할 때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금만 보였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포켓몬 고(GO) 때문에 사건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지구촌 뉴스를 보노라니 “금을 취하려니 금 밖에 안보였다”는 옛 고사가 떠올랐다.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으로 특정장소를 비추면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100여종의 몬스터가 화면에 나오고 이것을 스마트폰으로 채집하는 게임이다. 포켓몬 고는 현실의 지도를 바탕으로 포켓몬을 찾는 게임이기 때문에 ‘포켓몬 고' 마니아들은 캐릭터가 숨어 있는 장소라면 GPS를 이용해 어디든 물불 안가리고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눈을 팔고 몬스터를 쫓아가다가 절벽에서 떨어지거나 군사시설에 들어가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가하면 미국에서는 경건해야할 ‘워싱턴 D.C 홀로코스트 기념관'에까지 쇄도하는 바람에 기념관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는 국내법에 묶여 우리나라에서는 실행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그 제한구역에서 벗어난 강원도 속초와 부산 등지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니아들이 몰려들고 해당 지역 자치단체들은 ‘포켓몬 고' 경제효과를 기대하며 관광객 끌어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장소에 뜬 가상의 캐릭터를 잡기위해 물불 안 가리며 뛰어들다가 목숨까지 잃는 사태, 가상과 현실이 헷갈리다 끝내는 가상이 현실을 지배하게 하는 전도몽상의 일상화라고 해야 할까.

때마침 종단이 ‘스마트쉼 운동’을 통해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기기 중독을 예방하고 올바른 이용의 활성화를 위해 실천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라고 하는데 진정으로 실효성 있는 묘법이 창출되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227호/2016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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