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날

법륜스님 지음/ 정토출판

 

모든 문화현상에는 의미·이유 있다

의식에 담긴 뜻 바르게 이해하고

바른 마음으로 신심 다져가라

출가·열반·성도절 의미에서

각종 기념일에 대한 설명까지

지난 17일 백중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 백중기도법회가 열렸다. 백중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법륜스님은 불교의 각종 기도와 기념일의 의미를 담아 <날마다 새날>을 펴냈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국제선센터에서 열린 승보공양법회.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사찰에서는 왜 백중기도를 올릴까. 또 입춘, 정초, 동지기도를 올리는 의미는 무엇일까.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날을 비롯해 어떤 기념일이 있으며, 스님들은 이 날을 어떻게 치르는가. 법륜스님이 ‘불교의 명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스님은 “불교 명절은 내 마음의 어떤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기회”라며 의미를 전한다.

 

“무심코 ‘아, 부처님오신날이구나, 백중이구나, 동지구나’라며 지나치거나 행사하는 날로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불교의 명절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백중날 천도재를 지내고, 동지가 되면 팥죽을 끓여 먹고, 설을 맞아 정초기도를 올리는 불교 명절의 의식들이 있습니다. 그 의미를 살펴보면 결국 우리들이 괴로움을 벗어나 기쁨으로 전환할 수 있는 수행으로 나가는 길입니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이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다. 스님은 출가절, 열반절, 성도절은 불교의 기념일이며, 정초, 입춘, 백중, 동지 기도는 불교가 우리나라의 민간풍습과 결합된 형태라고 설명한다. 그 안에는 인도와 중국의 문화도 곁들여 있다.

지난 17일은 백중. 백중은 안거와 관련이 있다. 인도에서는 우기를 맞아 석 달 동안 비가 계속 내린다. 그래서 이 기간에는 걸식하며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한곳에 머물면서 안거수행을 했는데, 한곳에 머물면서 걸식을 하다보면 음식이 부실해지게 된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스님들이 안거를 마칠 즈음, 영양실조와 생활필수품이 거의 떨어져 아주 어려운 상태가 된다.

“조상을 천도하는 재를 베풀고, 그 공양물을 긴 안거끝에 힘들어하는 스님들에게 베풀어 공덕을 지었습니다. 인도에서는 조상을 천도할 때 가난한 사람에게 베풀면 복이 된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안거가 끝나는 날 스님들이 가장 배고픈 상황이기에 스님들에게 음식을 베풀면 큰 공덕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천도재는 단순히 조상천도를 기원하는 의식일까. 스님은 죄를 지어 지옥에서 벌을 받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방법이 바로 남에게 베푸는 것이며, 이를 통해 자신이 모르고 짓는 죄를 대신해 베풂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즉, 나를 위한 나눔의 의식이 천도재라는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 월급을 500만원 받는데, 어떤 사람은 100만원을, 다른 나라에서는 10만원도 못받습니다. 내가 그 사람의 돈을 빼앗은 것은 아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부가 편중돼 다른 사람을 가난하게 만든 것입니다.”

음식을 잘못 먹어 위가 아프다고 하자. 눈이 잘못 판단했든지, 손이 더러웠든지, 입이 맛에 집착해 잘못 먹은 것이 원인인데 아픈 곳은 위다. 연기적 세계관으로 볼 때, 결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나는 그 사회와 여러 관계를 무의식적으로 맺고 사는 것이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용서받으려면 가난한 사람에게 베풀어야 한다. 굶어죽는 사람에게는 음식이 가장 큰 공덕이며, 병든 사람에게는 약이 가장 큰 공덕”이라고 스님은 강조한다.

동지 기도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잘 인식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한다. 동지는 해가 가장 짧은 날이지만, 가장 추운 날은 아니다. 한 달 후, 소한·대한 절기 때 가장 춥다. 스님은 “지금까지 짧아진 결과가 한 달 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인 6월21일 전후보다 한 달 후인 7월말이 가장 더운 이유도 같다”고 설명하고 “우리 인생도 같다. 지금부터 발심해도 어느 정도 기도의 시간이 이어져야 행복이 찾아온다”고 설명한다. 동지는 결국 현재를 위한 기도이기보다, 봄을 기다리며 지금까지의 모든 재앙을 쫒는다는 의미를 가진 문화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스님은 출가의 진정한 의미와 정초기도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등 의미를 자세하게 풀어놨다. 모든 문화현상에는 의미와 이유가 담겨 있다. 무심코 따라했던 기도지만, 의미를 알고 나면 더 소중해지고, 문화적 자부심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불교신문3229호/2016년8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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