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축제로 물든 전국 山寺

대구 동화사 산중장터 ‘승시’

한국뮤직 거장, 봉화 청량사로

낙산사는 올해 첫 힐링음악회…

 

단풍 곱게 물든 가을산사 자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추억 선사

가을산사는 있는 그대로 ‘작품’이다. 이 아름다운 예술품에 음악과 문화를 곁들인 가을 산사축제는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다. 봉화 청량사 산사음악회에 열광하는 사람들.

 

단풍으로 곱게 물든 가을산사마다 풍성한 문화축제로 한창이다. 불교문화를 대중화한 전통문화프로그램은 물론 지역의 역사와 사상을 발현하는 축제, 불교예술을 형상화한 음악무대 등 다양하다. 추석을 보내고 올해의 마지막 추억을 고품격 불교문화예술이 펼쳐지는 가을산사에서 만들어보면 어떨까. 두툼한 점퍼와 푸근한 담요 한 장 싸들고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가을산사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자.

가을의 정취와 천년고찰의 향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단연 강화 전등사(주지 승석스님)다. 서울서 30~40분 거리면 충분히 닿는 전등사는 오는 25일 전등사 무설전에서 기타리스트 허유림 씨를 초청해 클래식기타 초청연주회를 연다. 소박한 이번 음악회는 ‘전등사를 아끼는 사람들이 모임’이 주관해서 눈길을 끈다. 전등사 최고의 축제는 올해도 계속된다. 오는 10월8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천년의 대화, 2016 삼랑성 역사문화축제’다. 요즘 ‘핫한’ 뮤지션 손승연이 출연하는 전등사 가을음악회를 시작으로, 전등사 역대조사 다례재, 마당극 ‘강아지똥’ 공연, 강화 새우젓축제, 고려인삼축제 등 볼거리가 수두룩하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스님)가 오는 24일 남양주 불암사에서 개최하는 ‘생명나눔 산사음악회’도 주목된다. 김용임, 양하영 등 가수들의 공연도 볼만하지만, 특히 사찰 인근에 있는 별내고 학생 댄스팀과 동국대 교육대학원 무용전공자들이 무대에 올라 기대된다. 장기기증 희망등록 캠페인과 송산노인복지관 바자회도 열려 음악회의 의미를 더한다.

가을여행을 떠날 겸 강원도의 산사에서 열리는 문화축제도 함께 가보면 금상첨화다. 평창 월정사(주지 정념스님)는 오는 10월8일부터 16일까지 제13회 오대산 문화축전을 개최한다. ‘오대만월 세상을 비추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평창 오케스트라의 날’, ‘스토리가 있는 산사음악회’, ‘생명과 치유를 위한 국제컨퍼런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있다. 아이들을 위한 특별기획 인형극도 선보이고 젊은층들이 열광하는 ‘오대산 디카 공모전’ 수상작 전시도 한다. 월정사를 비롯 오대산 오대암자, 월정사 성보박물관, 한강시원지체험관 일대에서 9일간 형형색색의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통도사 어린이 수계행사 .

양양 낙산사(주지 도후스님)는 올해 처음 가을음악회를 연다. 낙산사는 오는 17일 ‘제1회 낙산사 템플스테이 힐링 콘서트’를 개최한다. 5만여명이 거쳐간 낙산사 템플스테이의 의미와 추억을 되새기는 자리이기도 하다. 테너 김정훈과 소프라노 정행스님이 가곡무대를 꾸미고 김도향, 이동원, 윤정하 등이 가을밤과 어울리는 포크송을 선보인다. 낙산사는 “일반 쇼타입 공연이 아닌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와 영상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내국인만이 아니라 외국인 관람객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불자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영남지역은 불교문화행사도 풍성하다. 양산 통도사(주지 영배스님)는 오는 10월8일, 9일 제1371주년 개산대재 및 영축문화축제를 경내 곳곳에서 개최한다. 개산대재는 괘불 이운의식을 시작으로 부처님과 개산조인 자장율사의 가사 친견, 통도사 학춤 공연, 다례의식인 자장율사 영고재와 봉축법요식, 부도 헌다례와 다도시연, 지역 어르신 초청 만발공양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된다.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댄스경연대회와 지역문화발전 공헌자 표창 등이 진행된다. 가장 눈에 띄는 행사는 10월1일부터 17일까지 여는 괘불대전. 일주문에서 사찰에 이르는 무풍한송로길에 66개의 괘불을 전시한다. 전시되는 괘불은 그동안 통도사 박물관에서 개최한 괘불전시회 자료 가운데 예술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괘불 33개를 실사 출력해 전시하게 된다.

부산 범어사(주지 경선스님)는 오는 10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경내에서 ‘1337주년 개산대재’를 다채롭게 봉행한다. 올해 행사는 자비실천을 위한 나눔행사와 다양한 문화체험, 공연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영천 은해사(주지 돈관스님)는 10월15일 개산조 해철국사의 창건 1206주년을 기념해 역대조사 다례재를 봉행한다. 이어 오후에는 중악은빛음악회를 갖고 시민들을 위해 가을산사를 개방한다.

의성 고운사(주지 호성스님)는 오는 10월15일 제9회 천년솔향 아동·청소년 문화예술제를 개최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백일장과 사생대회, 음악경연대회 등을 개최한다. 대구 동화사(주지 효광스님)는 오는 10월1일부터 5일까지 동화사 경내에서 ‘팔공산 승시 축제 및 가을국화 축제’를 진행한다. 승시축제는 조선시대 팔공산 일대서 열렸던 산중장터를 재현한 행사. 스님과의 차담, 승시 옛길 걷기, 오솔길 숲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 기간중에 펼쳐지며, 다양한 불교문화상품이 전시된다.

청주 무심천 유등제.

봉화 청량사(회주 지현스님)는 오는 10월1일 오후7시 경내에서 ‘청산에 별 하나 띄워 놓고’를 주제로 산사음악회를 연다. 지난해 사찰 불사로 열리지 못해 2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산사음악회에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음성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정율스님을 비롯해 감성보컬의 소유자 가수 박상민, 가슴 시원한 가창력이 일품인 가수 소찬휘, 한국밴드뮤직의 거장으로 꼽히는 그룹 사랑과평화 등이 무대에 올라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청량사 회주 지현스님은 “깊어가는 가을밤, 모든 이들의 가슴 속 숨겨둔 별빛을 꺼내어 청량사 밤하늘을 수놓으려 한다”면서 “하늘 맞닿은 산사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이번 무대가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외에도 김제 금산사(주지 성우스님)는 오는 10월22일 개산 1417주년을 맞아서 개산대재를 기념하는 대법회를 열고, 구례 화엄사(주지 영관스님)도 10월14~15일 ‘내면의 향, 화엄의 소리’를 주제로 화엄제를 개최한다.

충청지역 일부 불교단체와 사찰에선 추석을 앞두고 일찌감치 축제를 개최했다. 전통문화계승발전연구회(회장 법정스님)는 지난 3일 ‘2016 무심천 직지유등문화제’를 열었다. 청주시조계종주지협의회장 현진스님과 용화사 주지 각연스님, 혜은사 주지 덕산스님, 이시종 충북도지사, 이승훈 청주시장 등이 참석해 세계문화유산 직지를 널리 알리고 임진왜란 때 청주성 탈환에 참여했던 호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같은날 괴산 개심사(주지 석재스님)에선 괴산고추축제와 더불어 사찰음식축제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후원으로 한 이번 행사는 ‘대미산 개심사 3대가 함께하는 사찰음식축제’라는 이름으로 가족별로 사찰음식을 시연하면서 돈독한 정을 나눴다. 석재스님은 “3대가 함께하는 사찰요리행사를 통해 핵가족화로 인한 세대갈등을 해소하고 가족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233호/2016년9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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