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 내부 전산망에 입장문 올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이 “우희종 서울대 교수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현장에 와보지도 않았던 우 교수가 사실 확인도 없이 모든 국민이 보는 출판물에 ‘불교가 쇼를 했다’ ‘총무원장 스님의 내보내란 지시가 있었다’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은 명백히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 교수가 최근 출간한 책 <쇼! 개불릭>에서 지난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피신했다 자진 출두한 것을 가리켜 “종무원과 스님들의 쇼” “자승의 신의 한수”라고 표현한 데 따른 것이다.

양 위원장은 한 위원장 피신 당시 민주노총과 조계사, 총무원 사이를 오가며 중재를 이끌었던 인물. 그는 지난 21일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내부 전산망에 글을 올려 “피신 중에도 한 위원장이 잠 못 이루고 고민하는 부분을 옆에서 지켜 본 입장에서 사실과 다른 말들이 난무하는 것을 보며 착잡할 뿐”이라며 “총무원과 종무원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천만 노동자에게도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기에 바로 알고 있어야하며 바로 알려져야 한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한 위원장을 끝까지 보호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백번 천번 아쉬움과 반성을 하고 질책도 받겠지만 마치 한 위원장 거취 과정에 각본과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묘사한 부분은 우 교수가 잘못알고 있는 것”이라며 “한 위원장의 최종 거취 판단이나 전날 있었던 종무원들의 공권력 침탈 저지 행동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했다.

양 위원장이 무엇보다 울분은 토한 부분은 우 교수가 ‘쇼’ ‘지시’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양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 교수는 총무원장 스님이 한 위원장을 직접 내보내라고 지시하고 마치 쇼를 하기 위해 종무원이 동원된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우 교수는 현장에 한번 와보지도 않았던 사람”이라며 “모든 국민이 읽는 출판물에 허위 사실을 게재해 마치 불교가 쇼를 한 것처럼 매도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사석에서 이런저런 말들을 하는 것과 책을 내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며 “당시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한 사람으로 국민들에게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 알려지는 것에 대해서 바로잡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책을 본 사람들이 마치 불교가 노동자를 쫓아내려 쇼를 한 것처럼 생각할까봐 걱정된다”며 “합리적인 비판은 필요하지만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퍼트리는 것은 부처님의 제자로서의 본분을 포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 교수는 지난 20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종단 집행부의 움직임, 민낯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였으며, 지적하는 말 자체는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도 “종무원들의 진심을 의심하지는 않아 종무원들에게는 사과할 의향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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