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철학자

알렉상드르 졸리앵 지음 / 문학동네

당신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가? 당신의 삶에서 괴롭히는 것들이 있는가? 뇌성마비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온 스위스 출신의 저자 알렉상드르 졸리앵은 최근 출간한 <벌거벗은 철학자>을 통해 자신만의 언어로 특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정상적인 신체를 갈구하는 동시에 장애로 인한 고통으로 괴로워해야 했던 그는 감정에 따라 일어나는 억누르기 어려운 생각을 뜻하는 철학용어인 ‘정념(passion)’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부처님의 실천 수행법인 팔정도의 7번째의 항목으로 마음을 관찰 대상에 집중해 현재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알아차리는 ‘정념(正念)’과도 닮아 있다.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안고 평생 살아온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택했다. 자신의 조건과 상태를 무조건 수용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집착을 없애는 것을 통해 장애를 가지고 있든 아니든 그와는 무관하게 펼쳐져 있는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수행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6년 전 유럽에서 우연히 ‘선(禪)’을 주제로 한 라디오 방송이 한 몫을 했다.

때문에 저자는 ‘벌거벗다’는 말로 자신의 철학을 표현하면서, 가지고 있던 생각을 죄다 내놓아 무(無)의 상태를 경험함으로써 내면의 깊이를 더했다. 또 ‘내 안의 있는데 내 힘으로 어찌할 없을 만큼 힘이 센 그 무엇’을 정념으로 정의하며, 내적 갈등을 비롯한 슬픔과 괴로움의 감정이 오히려 자신의 삶에 대한 시각을 달리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다. 또한 한국에서 최근까지 3년 넘게 생활한 그는 대중목욕탕을 ‘삶의 학교’라고 부르며 “그곳에 많은 열등감, 두려움, 무서움을 떨구어 버리고 기꺼이 현실에 다시금 밀착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한편 저자는 첫 책 <약자의 찬가>로 2000년 몽티용 문학철학상과 아카데미프랑세즈에서 수여하는 모타르 상(문학창작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불교신문3235호/2016년9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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