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경스님, ‘명상 붐과 불교계의 대응’ 주제 발표


상담, 심리치료, 위빠사나

명상 대중화되는 계기 마련

간화명상, 화두명상 개발해

간화선 대중화에 나서야… 

지난 9월30일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장 인경스님은 “현대사회에서 축소되고 있는 종교의 대안으로 명상이 각광받고 있는 현상을 진단하며 불교계가 인간 본성, 깨달음과 연관된 명상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들은 끊임없는 경쟁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울과 불안 등 정신적으로 고달픈 삶을 살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인들의 정신적인 안정을 위한 대안으로 명상이 각광받고 있다. 현대인들은 물론이고 애플과 구글 등 세계적 기업들과 국내 대기업들도 직원들에게 명상을 독려하고 있다. 명상이 주목받고 있는 시대, 불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장 인경스님이 이같은 물음에 답을 던졌다. 인경스님은 지난 9월30일 서울 삼선동 목우선원 2층에서 열린 명상심리상담학회 월례발표회에서 최근 일고 있는 명상 붐에 대해 소개하며 명상을 활용한 불교계의 대응 방안에 대해 제시했다. 이날 인경스님은 ‘명상 붐과 불교계의 대응’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최근의 명상 붐은 사회적인 현상이지만 외부의 자극 때문에 비롯된 부분이 있고 불교 내적 힘들에 의해서 진행된 부분도 있다”며 “명상 붐을 이해하고자 할 때, 사회적인 배경과 더불어서 불교계 내부의 대응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인경스님은 2000년 이후 상담과 심리치료 활용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상담학과 심리학계, 의학계에서 명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더불어 간화선 일변도의 수행에서 벗어나 남방불교의 위빠사나 수행을 체험하고 이를 대중에게 소개했던 불교계 내부의 움직임을 통해 명상이 대중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스님은 “명상에 대한 대중의 열정은 시대적인 스트레스 문제와 아픔에 대한 치유적인 대안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종교에 대한 효용성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산업화가 되면서 종교는 급격하게 세속화됐고 전통적인 의미의 종교적 가치는 희석되고 있다. 대중이 명상에 깊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전통적인 종교가 현실문제에 직접적으로 응답을 하지 못한 까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님은 “명상 붐은 시대적인 흐름이고 갈수록 명상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반면 종교의 역할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오히려 명상이 종교의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과거 종교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이제는 명상으로 옮겨가 명상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래사회 종교가 사라지게 되면 명상이 정신의 문제를 다루는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교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인경스님은 불교계가 단순히 힐링으로서의 명상을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성과 연결된 명상, 깨달음으로서의 명상을 보급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님은 “사회적인 현상으로서 힐링 문화는 새로운 사조로서 중요한 흐름이지만 힐링이 마음 산업이라면서 산업화되고 값싼 기분전환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이것은 오래가지 못할 거품으로서 현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명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명상이 현실적인 문제와 연결될 때는 전문화되어야 하고 나아가 본질적으로는 근본적인 본성, 깨달음과 연결되어야 생명력을 유지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경스님은 간화선을 대중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문제가 아니라 자기 문제로부터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취지다. 스님은 “공안과 화두를 구분하면서 당송 대에 성립된 과거의 공안, 선문답으로 회귀할 것이 아니라 항상 화두는 지금 여기 현실에 기반하여 의심되고 질문되어야 한다”며 “당송 대 문답보다는 오히려 초기불교 경전에 기초해서 간화선을 지도하면 보다 쉽게 대중이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간화선은 넒은 의미로 명상 속에 포함된다고 본다. 명상 내부에 간화선을 포함시켜 깨달음을 위한 간화명상, 화두명상을 개발해 대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238호/2016년10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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