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간화선대법회를 보며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제2회 간화선대법회가 거행됐다. 진제 종정예하를 위시해 선(禪) 수행을 대표하는 선지식들이 매일 법석에 올라 불자와 사회 대중을 향해 가르침을 설했다. 2013년 서울 조계사에서의 첫 간화선대법회 이후 3년 만에 열린 두 번째 법석에도 사부대중들이 구름처럼 모여 7일간의 법의 향연을 경청했다. 수승한 수행법이라는 자부심 속에서도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간화선을 주제로 하는 법회에 이렇듯 많은 대중들이 운집한 것은 우리사회의 현 상황을 대변한 발걸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사회는 현재 많은 고통에 처해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실업문제와 취업난에, 생명경시 풍조로 살인과 폭력 등이 횡행하고,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 어렵다며 ‘헬조선’이니 ‘n포세대’라는 암울한 신조어를 토해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경제 혹은 자본 때문이라는 실질적인 이유도 있지만, 정신문화의 붕괴에 따른 문제도 분명히 수반돼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때문에 ‘힐링’이라는 단어에 일반사회가 열광하고 명상이나 상담이 해결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해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초등학교에서 학생에게 체벌 대신 명상을 시행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으며, 이 방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즈음 열린 간화선대법회는 각박해진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켜 맑고 향기롭게 사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부대중의 발걸음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특히 올해 간화선대법회는 법석에 오른 스님들이 ‘즉문즉설’을 통해 참석대중의 개인적인 궁금증과 갈증을 해소시켜 눈길을 끌었다. 옛 선사들이 그랬듯이 선문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질문에 답변을 해주면서 간화선이 좀 더 대중화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간화선이 1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수행의 방법으로 이어 내려오는 이유는 현재에도 주효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생의 이익과 세상의 행복을 가져오는 가장 적확하고 빠른 방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간화선대법회에 대한 관심이 높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하겠다. 

우리 불교는 안거마다 2000명의 납자들이 방부를 들이고 정진한다. 한국불교가 수행의 종교라고 함은 여기서 나온다. 그 수행의 힘으로 한국불교는 1700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 수행자들이 대중과 만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눈푸른 납자들이 수행을 통해 얻은 맑고 향기로운 기운을 퍼뜨리는 자리가 많아지면 세상은 한결 살기 좋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불교신문3242호/2016년10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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