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승가대 등 학인 스님 80명 대거 동참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열린  11월26일, 첫눈이 내린 궂은 날씨에도 조계종 스님 100여 명이 집회에 동참했다. 광화문 앞에서 연꽃등을 들고 침묵 시위를 하고 있는 스님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조계종 스님 100여 명이 집회에 동참하며 국민과 뜻을 함께 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종무원조합은 오늘(11월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해인사승가대학과 동화사승가대학, 중앙승가대, 동국대에서 공부하는 학인 스님 80명이 대거 동참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거리 행진에 나서는 스님과 재가자들.
 
 

조계종 스님 100여 명은 ‘파사현정,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헌정유린‧국정농단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이 써진 현수막을 든 사회노동위 스님들을 필두로 조계사에서 종각,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로 가는 길목인 삼청로까지 행진했다. 법고 소리에 맞춰 거리 행진을 이어가던 스님들은 삼청로에서 경찰에게 가로막혔지만, 곧이어 시민들이 모여있는 광화문 앞으로 이동해 연꽃등에 불을 밝히며 1시간 가량 침묵 시위를 이어갔다.

청와대로 가는 길목인 삼청로에서 경찰에 가로막힌 스님들. 사회노동위 실천위원 혜찬스님이 "경찰은 대통령 한사람인 아닌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을 지켜달라"고 발언하고 있다.
법고를 치며 행렬을 안내하는 실천위원 고금스님.
시민들은 집회에 동참한 스님들을 보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집회에 참여한 동화사승가대학 3학년 법장스님은 “국민이 고통 받고 나라가 망가져 가는데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 나왔다”며 “집회에 직접 와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사회노동위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가하며 시민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줬지만 불교계에서 대규모 인원으로 집회에 동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조계종 교육원 교육국장 진광스님은 “학인 스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시국이 시국인만큼 스님들 내부에서 서로 논의해 국민과 뜻이 다르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가사장삼을 갖춰 입고 거리를 행진하는 스님들의 행렬을 볼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첫 눈이 내린 궂은 날씨에도 연꽃 등을 든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님들의 모습을 본 시민, 외국인,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는 쉴 새 없이 터졌다. 김미경(방학동‧41) 씨는 “이렇게나 많은 스님들이 직접 거리로 나올 줄 몰랐다”며 “우리가 들고 있는 촛불을 대신해 스님들이 연꽃등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연꽃등을 든 학인 스님들.
이날 조계종 스님들의 거리 행진과 침묵 시위는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환호하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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