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도 개최…14일 불교중앙박물관서 공개

송광사 오불도.

도난당한 뒤 반출돼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위탁 보관돼온 조계총림 송광사 오불도가 사찰로 돌아온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송광사(주지 진화스님)는 최근 종단 대표단을 미국으로 파견, 문화재청(청장 나선화), 미국 포틀랜드박물관(관장 브라이언 J.페리소)의 협조 아래 포틀랜드박물관에서 마티엘리(Mattielli)부부로부터 송광사 ‘오불도’를 기증받았다고 오늘(12월6일) 밝혔다.

송광사 오불도는 불조전에 봉안된 오십삼불도(五十三佛圖) 가운데 한 폭이다. 십삼불도 2폭, 구불도 2폭, 칠불도 1폭, 오불도 2폭 등 7폭으로 이뤄졌는데, 이중 도난당한 2폭 중 한 폭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14년 7월 포틀랜드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현황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알려졌고, 박물관에 오불도를 기탁했던 마티엘리 부부가 반환에 동의하면서 원래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지난 9월13일~12월4일까지 송광사 오불도를 조명하는 ‘오불회도, 시간 속 여정(FIVE BUDDHAS, A KOREAN ICON'S JOURNEY THROUGH TIME)’를 진행한 포틀랜드박물관은 지난 2일과 3일 기증식과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일 송광사와 마티엘리 부부가 함께 한 기증 협약식에는 조계종과 문화재청, 한국시애틀영사관 문덕호 총영사, 그리고 포틀랜드시청의 문화국장 및 포틀랜드 시민이 참여했다. 

이어 6일에는 포틀랜드박물관에서 주최한 심포지엄 만찬에서 포틀랜드 한인과 유명인사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증행사가 진행됐다. 송광사 전 주지 현봉스님은 “송광사는 1300년 전에 창건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승보사찰로 전쟁과 수난을 겪으며 오불도를 분실했다”며 “다행히 한국불교를 사랑하는 로버트와 산드라 마티엘리 부부가 오불도를 구해 소장하다 박물관에 기탁해오다 사찰로 반환을 해줬다”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포틀랜드 박물관 관계자와 시민들은 포틀랜드의 대표적인 문화재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오불도가 한국에서 포틀랜드와의 우의를 상징할 것이라 기대했다.

심포지엄 현장.

앞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로버트 버스웰 교수가 ‘송광사, 그 역사와 수행자의 삶’ 마야 슈틀러 교수는 ‘삶과 죽음의 참회, 송광사 화엄사상의 복합성’을 강연했다.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1974년에 79년까지 구산스님의 제자로 송광사에서 스님으로 지냈다. 이번 강연에서는 고려 보조국사부터 이어져온 송광사의 돈오점수 수행정신을 강조하고, 자신이 한국에서 체험한 송광사의 출가, 울력, 강원, 선원 생활상을 소개했다. 또한 마야 슈틀러 교수는 송광사 가람에서 불조전이 자리한 화엄전 공간의 특수성과 불조전 53불에 투영된 참회의식이 송광사만의 화엄사상에 기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불도는 미국시간 5일 오전9시 한국으로의 반환을 위해 포장을 끝내고 포틀랜드박물관 수장고에 격납시켰다. 이후 7일에 시애틀공항에서 출발해 8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이운해 오불도 상태확인 및 안정화 작업을 거쳐, 오는 14일 종단은 송광사 오불도 공개식과 기자브리핑을 진행할 계획이다.

종단은 “앞으로도 외국에 소재하는 도난 불교문화재를 적극 환수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도난 불교문화재 기증자 및 해외박물관과의 교류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종단과 송광사는 2017년 상반기에 송광사성보박물관 개관에 맞추어 불조전에 오불도를 봉안할 계획이며 이에 맞춰 마티엘리 부부와 포틀랜드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할 예정이다. 

마티엘리 부부와 송광사 스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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