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신도회 완성 그리고 1년 

“종단 위해 일할 사람 모으자”

중앙-교구-말사 시스템 확립

스님들 관심따라 명암 뚜렷 

“자체사업으로 활로 모색해야” 

지난 7월1일 가야산 가야사지에서 열린 덕숭총림 수덕사 우란분절 공승법회에서 방장 설정스님 등에게 공양을 올리고 있는 박숙자 7교구 신도회장. 불교신문 자료사진

제3교구(신흥사) 신도회가 지난해 12월18일 결성됐다. 이로써 조계종 전체 24개 교구 안에 신도회가 모두 설치됐다. 1996년 신도등록을 시작한 이래 ‘신도조직화’ 분야의 또 다른 이정표로 평가된다. 1994년 종단개혁을 통해 제기된 화두 가운데 하나인 신도조직화는 단순히 불교를 믿는 것을 넘어 불교를 위해 일할 사람들을 모으자는 취지다. 교구신도회는 말 그대로 단일 사찰 신도회가 아닌 본말사 전체를 아우르는 신도조직이다. 지역포교의 거점인 교구본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전법에 나서면서 종단의 대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교구신도회 완성 1년. 그간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알아봤다.

2014년 11월 신도법 개정으로 승가에 버금가는 신도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 신도회에 자율성과 함께 책임성을 부여하고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물꼬를 트자는 게 법 개정의 목적이었다. 교구신도회는 현재 중앙신도회가 통합 관리하고 있다. 중앙신도회가 교구신도회 완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때는 2014년. 신도조직 재정비와 활성화를 위한 3개년 계획으로 ‘종단 신도조직 희망 드림 대장정’을 추진하면서, 2년만에 사업을 완료했다. ‘중앙-본사-말사’라는 유기적인 신도회 시스템이 확립된 것이다. 

교구신도회의 역량 성장은 우선 중앙신도회의 모금캠페인인 ‘행복바라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행복바라미는 2015년 모집장소 141개소, 참여사찰 59사찰에서 신도회 결성이 마무리된 이후인 2016년에는 모집장소 183개소, 참여사찰 95사찰로 크게 늘어났다. 모집장소는 30%, 참여사찰 60%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 8월 회향한 300개 사찰 순회대장정 역시 교구신도회의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으리란 목소리가 많다. 교구신도회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신도현황을 파악하고 ‘행복바라미’의 대규모 참여를 독려할 수 있었다. 사찰 순회대장정의 주역이었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교구신도회는 중앙(중앙신도회)과 지방(말사 신도회)의 네트워크 허브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며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로 신도운동의 지속성을 담보했다”고 강조했다. 

교구별 활약 또한 눈에 띈다. 가톨릭 성지이기도 한 여주 주어사지 복원을 주도하며 불교계 권리 찾기와 종교화합에 힘쓰고 있는 2교구(용주사) 신도회가 대표적인 모범사례다. 성역화기금 1억원을 약정한 직할교구(조계사) 신도회, 승보공양운동에 앞장서는 7교구(수덕사) 신도회, 불국사 수행환경 보존에 팔을 걷어붙인 11교구(불국사) 신도회도 최근 중앙신도회가 칭찬을 아끼지 않는 조직이다. 

반면 교구별 활동 편차가 극심하다는 건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어느 교구의 신도회장은 “주먹구구식으로나마 열었던 창립법회 이후 말사 신도회가 사실상 꾸려지지 않아 실질적인 활동이 전무한 상태”라며 “조만간 사표를 낼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신임 본사 주지 스님과 이른바 ‘코드’가 맞지 않아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던 사례도 있었다. 신도회 임원들이 선출한다는 민주적 절차를 갖추고 있지만,주지 스님이 임면권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신도회장의 임기를 보장받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는 “성지순례 기획 등 자체적인 사업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승가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교구신도회의 성공은 말사 신도회의 활성화에 달린 만큼 단위사찰 주지 스님들이 신도들을 불교발전을 위한 동반자로 보는 인식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256호/2016년12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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