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법스님 “재가자를 ‘객체’ 아닌 ‘주체’로 세우는 게 성공 관건”

조계종 포교원과 동국대 종학연구소는 12월10일 '신행혁신운동 및 불자상 정립,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찬회를 개최했다.

제7대 조계종 포교원 집행부가 수립한 ‘신행혁신운동’의 슬로건과 방향, 불자상과 청규안을 사부대중과 함께 점검하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기 위한 연찬회가 마련됐다. 조계종 포교원과 동국대 종학연구소는 오늘(12월10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행혁신운동 및 불자상 정립,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연찬회를 개최했다.

먼저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원철스님은 ‘신행혁신운동의 필요성과 전개방향’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불교의 현황과 탈종교화 현상을 빚고 있는 세계종교 지형을 살펴봤다. 이어 신행혁신운동의 ‘붓다로 살자’ 슬로건과 더불어 신행혁신운동의 방향성과 전개방법, 추진방법, 주최, 타킷, 콘텐츠, 프로그램 등에 대해 하나씩 설명했다.

박희승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사업단장은 ‘붓다로 살자 신행혁신운동의 불자상과 청규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왜 새로운 불자상으로 ‘붓다’를 선정했는지 고찰한 뒤 포교원이 기획위원회를 통해 정립한 새로운 불자상과 청규안을 밝혔다. 

포교원이 마련한 ‘붓다로 살자 신행혁신 6바라밀 불자상’은 △불법에 정견을 세우고 지혜를 닦는 불자 △불법에 신심과 발심을 갖추고 실천하는 불자 △중도 무아를 체험하고 일상에서 수행하는 불자 △일체를 붓다로 보고 남을 도우며 나누는 불자 △소욕지족과 생태적 삶으로 청빈하게 살아가는 불자 △정의와 평화의 인류공동체를 구현하는 불자 등이다. 

이어 ‘공양 때는 합장으로 감사의 예를 갖추며 육식을 삼가고 소식한다’ ‘가족과 자주 대화하고 건강 살펴주기’ ‘장바구니 이용하기’ 등 개인은 물론 가족과 도반, 이웃, 자연을 위한 다양한 청규안을 제시했다. 박 단장은 “포교원이 마련한 청규안에다가 동참하는 개인이나 사람, 단체들이 각자 현실에 맞게끔 추가해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청규안이 확정되면 100일 또는 1년단위의 생활수행점검 수첩이나 웹사이트, 앱 등을 통해 신행혁신운동을 더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명법스님은 신행혁신운동의 방향성과 목표, 방법론의 모호성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명법스님은 스님이 주체가 됐던 기존의 불교운동과 달리 이번 신행혁신운동은 신앙의 객체, 수동적인 대상이었던 재가자에게 신행혁신을 요구하는 만큼 이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행운동의 주체를 누구로 설정하느냐, 객체로 존재했던 그들을 어떻게 주체로 서게 만드느냐, 이를 위해 지금까지 종단의 활동방식이나 정책 방향, 그리고 출가승려들의 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느냐, 출가수행자에게 어떤 교육과 훈련을 통해 그런 태도를 양성하느냐 등의 문제들이 심도깊게 논의돼야만 이 운동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유정길 지혜공유협동조합 이사장,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스님, 백도수 능인불교대학원대 교수 등이 지정토론자로 열띤 토론을 펼친 뒤 종합토론의 시간으로 회향했다.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인사말에서 “신행혁신운동을 통해 정법에서 벗아난 불교를 바로 잡고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을 되살려 오늘날 살아 있는 종교,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종교,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종교로 불교의 내일을 밝혀갈 것”이라며 사부대중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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