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ㆍ차별금지” 

총무원장스님 당부에

文 “정치가 가야할 방향” 

潘 “유엔헌장 기본원칙”

지난 19일 총무원장 스님 예방에 이어 종단협 신년하례법회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올해 19대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잇따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했다.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이번 예방은 사회 여러 현안에 대해 불교계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소통을 보다 강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신년하례 법회 참석에 앞서 총무원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전통문화와 환경의 가치를 강조하며,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충된 개념 사이에서 균형과 접점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특히 옛 한전부지에 건립 예정인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계획 중단과 관련한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활동을 강조하며,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59층 높이의 가장 높은 건물이 시민들 사이에서 ‘검은 괴물’로 불리고 있었다”면서 “(한국의 경우) 전통과 환경, 개발이라는 접점 사이에서 개발만 우선시해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 2007년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토지 환매를 위한 우선협상권을 요청했지만, 당시 한전이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요청을 묵살한 점도 지적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군 징발 토지의 경우, 해제되면 원소유자에게 우선권을 주게끔 되어 있고, 공용수용의 경우에도 그 목적이 끝났으면 원소유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인데 나중에 다른 사적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부당한 것”이라며 공감의 뜻을 내비쳤다. 문 전 대표는 신년하례법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도 “큰스님께서는 정치가 가야할 중요한 방향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전통과 문화, 환경 등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인데, 그런 것이 국가지도자가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로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해 환담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다음날인 20일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총무원장 스님을 예방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을 다니며 분쟁이 있는 곳에 화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한 반 전 총장의 활동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세계평화와 종교의 역할, 국제관계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은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서 사회 화합을 위해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의 필요성을 적극 피력하고, 법제화를 위한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인권 보호를 위해 우리나라도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보수 종교계의 반대로 법안이 번번이 무산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반 전 총장도 “차별금지는 유엔헌장의 기본 원칙이며, 인종이나 성별, 연령, 신체적 특성, 장애 등 모든 것을 망라해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차별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화답했다. 그러면서 “종교지도자들의 말씀 하나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불교는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종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화해와 관용의 자세를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268호/2017년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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