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재단법인 선학원 사무국이 위치한 서울 안국동 SK허브빌딩 앞에서는 선학원 이사장 A스님의 공직사퇴와 선학원 운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피켓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비판받고 있는 선학원 이사회의 개혁과,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이사장의 사직서를 즉각 수리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이다.

특히 월요집회에는 분원장 스님들과 신도 등 100여명 이상이 참여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 1월부터는 분원장 스님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이사회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더해져 임원진들을 향한 비판의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조계종 제적원 각서제출 요구 즉각 중단하라’ ‘무엇을 숨기려 재단 법규 공개하지 않느냐’ ‘승풍실추 성추행에 선학원 역대조사 가슴 치며 통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들을 보면 심각한 상황을 깨닫게 한다.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선학원 이사장 스님은 제대로 된 해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된 직후, “혐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임직원 일동 명의의 입장문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법인관리법 먼저 폐기라는 입장만을 고수하며 종단과의 대화를 일체 거부하고 있는 기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와중에 최근엔 문제제기를 해 온 여성단체 실무자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해 불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한 재단을 대표하는 최고 책임자이자, 불자들에게 존경받는 수행자라면 불미스런 일에 휩싸인데 대한 진정한 참회와 해명이 앞서야 한다. 명백한 범계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허물을 애써 감추려고만 하는듯해 씁쓸할 따름이다. 현재 선학원 분원장 스님들과 불자들은 “이사장을 세 번째 연임하고 ‘제2의 정화불사’를 주장하는 분이 모범이 되진 못할지언정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할 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떳떳이 입장을 밝히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탈종단화 행보를 거두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분원장 스님들을 위한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제3269호-2017년1월28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