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종교화, 종단 운영기관도 시대흐름 발맞춘 포교 나서야

“불자 수가 줄어든 현실을 보면 ‘그동안 몇 번이나 부처님 믿으라고 해봤는가’ 돌아보게 된다. 복지관과 종립학교 등에서 무관심하고 소홀해왔다. 복지관을 운영하는 관장 스님과 시설장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불자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복지관을 직·간접적으로 포교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지난 8일 불교복지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개최한 ‘복지백년 발전위원회 출범식’에서 한 당부다. 전국 복지시설과 종립학교가 갖춘 인프라를 활용한 포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로, 종단 수장으로서 지난 10년 새 불자 인구가 300만명이 감소한 현실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자 시대적 흐름에 발맞춘 포교에 대한 의지로도 읽힌다.

그동안 불교계는 사회복지재단 설립 이후 발전을 거듭해 현재 1000여 곳의 시설을 운영하며 자비를 실천해왔으며, 종립학교를 통해 불교적 심성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매진해왔다. 그러나 불자 감소와 탈종교화는 복지시설과 종립학교의 현 주소를 돌아보게 한다. 총무원장 스님의 당부처럼 복지사업과 인재양성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왔지만 탈종교화 등 시대변화에 따라 일반인들이 불교를 접하는 창구이자 구심점으로서 역할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복지시설과 종립학교 모두 공공영역이므로 직접적인 포교나 종교행위가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불교적 프로그램 발굴 및 개발 노력과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 등을 통해 복지관 이용자들과 학생들에게 불교와 인연을 맺을 계기를 마련하는 등 불교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복지시설과 종립학교 시설장이나 구성원들이 얼마나 포교 마인드를 갖추고 있느냐 하는 의지에 달린 문제다.

이에 대해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복지시설의 경우 시설마다 복지사업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불교를 전할 수 있는 복지포교사를 양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 사찰에 가서 신행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불자 직원들이 시설 내에서 신행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이와 함께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과 치유, 명상 등 불교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복지관과 종립학교에서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지도사 등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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