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101명 박사 배출, 불교관련 7편 논문 발표

 

호법 사분설(四分說) 통해 식소변(識所變) 의미 살펴

철인스님

철인스님<사진>은 <동아시아 법상종의 사분설(四分說) 연구>에서 유식사상 식소변(識所變)의 의미를 인도 논사 호법스님의 사분설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식과 대상뿐 아니라 이들의 발생적 근거가 되는 알라야식의 종자(種子)와 현행(現行)의 관계를 살펴봤다. 식소변은 식체인 자증분이 전변해 상분 견분과 유사하게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법상종은 일분설, 이분설, 삼분설, 사분설 등 네 가지 심분설(心分說)로 식소변을 설명한다. 이는 각각의 심분이 다른 것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의타기성인가 아니면 현상을 보고 진짜로 착각하는 변계소집성인가 하는 식의 실체성에 대한 구분이다. 호법은 식소변의 사분을 모두 의타기성으로 해석했다. 식소변의 양상을 상분(相分) 견분(見分) 자증분(自證分) 증자증분(證自證分)으로 설명했다. 모든 심분은 의타기성이므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증명이 확정된다. 상분은 견분에 인식됨으로써 존재가 확정되고 견분은 자증분에 인식됨으로써 존재가 확정된다. 그러나 자증분은 견분에 인식되지 못해 존재가 확정되지 못한다. 그래서 호법은증자증분을 성립시켜 자증분을 인식한다고 봤다. 호법은 인식주체인 견분이 대상인 상분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대상이 단지 식의 작용이라는 것을 모르고 실재한다고 잘못 인식하는 오류를 사분설을 통해 바로 알도록 했다. 또 <성유식론>에서 유식의 목적은 대상인식을 통해 발생하는 아집과 법집을 제거하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 해소방안 불교적 모색

장성우 박사

장성우<사진>박사는 <초기불교의 경영(經營)사상 연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경영과 인간의 영적인 가치를 인정하는 영성(靈性) 기업의 한계를 규명하고, 대안으로 초기불교의 경영사상을 고찰했다. 초기불교시대 인도는 경제대국이었다. 초기불교는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개인주의를 성숙시키는 가르침으로 건전한 사유재산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도했다. 상업에 대해서도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욕구와 사회적 욕구를 인정한 동시에 모든 중생의 자기실현 욕구도 인정했다. 인간의 근본적인 고통의 문제를 해결해 완전한 행복을 증득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했다. 이런 초기불교의 경영사상은 미국 임상심리학자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과 유사한 논리적 구조를 내포한다. 매슬로는 인간의 하위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야 자연스럽게 상위욕구가 발현된다고 봤다. 그러나 초기불교는 중도적인 입장에서 적절한 수용과 제어를 통해서 인간 욕구의 단계적인 승화와 발전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는 지혜계발을 통한 무아의 증득과 해탈·열반을 지향했다. 기업의 경제적 책임과 자선적 책임을 강조해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같은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도 제시했다. 또한 재화의 사회회향 과정에서 사무량심(四無量心)의 수행과 함께 연기법을 비롯한 제법(諸法)을 설하며 진정한 수행으로서의 경영을 지향했다. 이러한 초기불교의 경영사상이 가지고 있는 윤리경영과 수행경영은 현대 경영사상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 하겠다.

 

인도 희곡 ‘나가난다’ 불교적 의의 고찰

류현정 박사

류현정<사진>박사는 <인도 희곡 나가난다(Nāgānanda) 연구>에서 ‘제1, 4, 5막의 불교적 요소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나가난다>는 7세기 북인도 스타네쉬바라 지방을 통치했던 왕 하르샤 바르다나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산스크리트 희곡이다. 총 5막으로 구성돼 있는데, 힌두교와 불교가 혼합돼 있다. ‘보편적 자비를 얘기하지만 불교적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작품이란 평가를 벗어나 저자는 당시 인도 종교상황가 하르샤왕의 생애 및 개인적 신앙과 관련지어 <나가난다>의 불교희곡으로서 의의를 고찰했다. 서막에 나타나는 난디 게송을 두고 “부처님 성도(成道) 시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데, 성스러운 붓다에 대한 묘사를 하고 그 축원을 바라면서도 본디 극이 지니고 있는 감각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나 하르샤의 붓다에 대한 존경뿐만 아니라 그의 문학적 야심도 함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극 후반부에 등장하는 자기희생적인 사신공양(捨身供養)에 대한 이야기는 <자타카> 속 보살이 보여줬던 보시행을 보여준다고 봤다. 인물의 행적과 극의 결실로 이끄는 핵심 주제를 통해 보았을 때에 극단적 보시행을 선택한 보살의 이야기로서 불교적 희곡의 요소가 충분히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드러내놓고 불교를 표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당대 대중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힌두교적 세계관의 큰 틀 안에 불교적 가르침을 ‘사신(捨身)’이라는 형태로 면밀히 짜 넣는 길을 택하였고, 이러한 작가의 의도가 결국 작품의 복합적인 양상을 만들어냈다”는 견해를 폈다.

 

한국범종 전승과 변형과정 규명 시도

원보현 박사

원보현<사진>박사는 <한국 근대기 범종연구>에서 한국범종이 근대적 성격을 보이는 1890년경부터 근대기 양식 범종이 마지막으로 보이는 1960년대까지로 설정해 범종 현황을 살폈다. 이 시기에 제작된 범종들은 한국범종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양식과 일제강점기 유입된 일본범종에 의해 수용된 외래양식 등이 혼합된 양상을 보인다. 논문에서는 근대기 범종유형을 전통형과 일본범종 양식을 따르거나 모방한 외래형, 한국범종양식을 가미한 혼합형 등 세 가지로 분류했다. 한국 전통범종 제작방법과 문양표현 방법 등을 시대별로 알아보고, 근대기 전통형 범종이 외래형과 어떤 차이점을 갖고 있으며, 전통제작기법을 어떻게 계승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가장 많은 전통형 범종이 제작되던 시기인 1930년대부터 1940년 해방 후까지 활동한 주종장 김치운을 통해 근대기 주종방법의 특성을 고찰했다. 김치운은 17세기와 18세기 작품을 모방하면서 전통 주조기술을 발전시켰으며 동시대 다른 장인에게도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특히 저자는 중요무형문화재 원광식 주종장과 함께 김치운 제작한 청량사명 범종을 재현하는 실험을 통해 근대기에도 전통주조기술을 계승하고 있음을 밝혔다. 전통형 범종은 조선시대 주종기술을 전승했고, 외래형과 혼합형 범종은 일본 주종기술로 제작됐음을 확인한 것이다. 또한 근대기 이후 활동한 현대장인들의 작품을 살펴보면서, 6.25전쟁 이후 전통주조기술 맥이 어떻게 끊겼고, 단절됐던 전통주종기술이 현대에 어떻게 재현됐는지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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