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들은 부처님의 제자가 1250여 명이었다고 전한다. 실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았지만 1250이라는 숫자를 내세운 데는 배경이 있다. 부처님 당시 인도사회에는 육사외도(六師外道)를 비롯해 62종이나 되는 신흥종교가 있었다. 그 속에서 불교가 빠른 시간 안에 중심종교로 성장한 데는 집단 개종을 해온 사람들의 역할이 컸다. 배화교도였던 가섭형제가 데려온 1000명, 회의론자였던 산자야의 제자 사리풋타와 목갈라나와 함께 들어온 250명 등이 그들이다. 이들의 개종 소식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어 불교교단은 일시에 중심종교가 됐다. 부처님의 제자를 1250인이라 한 것은 이 집단개종의 숫자를 말하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통계청 인구조사는 불교가 한국사회에서 2위 종교로 전락했음을 보여주었다. 2015년 기준으로 신자수가 가장 많은 종교는 967만명인 개신교였다. 불교는 760만명으로 2위, 가톨릭은 389만명으로 3위였다. 2005년 조사에서는 불교가 1위, 개신교가 2위, 가톨릭이 3위였다. 10년 사이에 300만명이 준 불교는 2위, 개신교는 120만명이 늘어 1위종교가 됐다. 

이러한 순위변동은 한마디로 불교를 믿다가 다른 종교로 개종해간 사람은 많지만 불교로 개종해온 사람은 전무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교리교육에 소홀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 싶다. 언필칭 1000만 불자라 해도 무늬만 불자인 사람이 어디 한둘이던가. 거기다 새로운 신자를 확보하지 못한 소극적 전법활동이 설상가상으로 겹친 것이다. 

이 안타까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몇 년 전 포교원에서 선포한 ‘일인오화(一人五化)운동’이 좋은 답이라 생각한다. 부처님이 초전법륜에서 다섯 사람을 교화한 사례를 본받아 모든 불자가 의무적으로 다섯 사람을 교화하자는 것이다. 적극적 전법활동을 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는 어떤 결과가 올지 뻔하다. 뙤약볕을 받으며 붓다가야에서 바라나시까지 18일을 걸어갔던 부처님의 전법 열망을 아프게 기억해야 할 때다.

[불교신문3274호/2017년2월18일자] 

홍사성 논설위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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