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자승스님 국회정각회 신년법회서 법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늘(13일) 국회정각회 신년법회 법어에서 국민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국회정각회 신년법회에서 지난 13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제로 4당이 헌재결정 수용을 합의한 것에 대해 “매우 뜻깊은 결정으로, 정치권은 촛불과 태극기 집회를 부추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정각회법회에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환대를 받았다.

오늘(2월16일) 국회의사당 2층 귀빈실에서 열린 신년법회에는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총무원 부실장 스님, 정세균 국회의장 및 국회정각회장 주호영 의원 등 정각회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은 법어를 통해 현 한국사회 혼란에 대한 우려와 함께 헌재 결정 이후 국민 화합과 통합을 위해 국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설했다.

자승스님은 고사성어를 통해 지금의 정치권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지금 한국사회 많은 갈등 중에 가장 우려해야 하는 게 촛불과 태극기 집회”라며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 대표가 만나 헌재 결정에 승복하자는 데 합의했다는 기사를 보고 근래 현명한 정치권의 합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헌재 결정 이후 한국사회 갈등을 해소하기위해 여러 노력이 필요한데 아직 정치권이 촛불과 태극기를 부추기는 모습만 보이는 점에 대해 걱정했다. 판결 후에 결과를 승복시키고 국민들이 성숙한 자세로 헌법준수를 위한 노력하는데 정치권 역할이 중요한데 이런 역할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국회에 도착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가장 먼저 정각회법당을 찾아 참배했다.

스님은 퇴피삼사(退避三舍)라는 춘추전국시대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정치권이 지금 가져야 할 자세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춘추전국시대 진나라 중이가 쫓겨나서 19년간 망명생활 하다가 초나라로 가니 초나라 임금이 그를 융숭히 대접했다. 초나라 왕은 중이가 진나라로 가서 왕이 되면 어떻게 보답할 것인지 물으니 중이가 퇴피삼사를 얘기했다. 옛날엔 병사들이 하루 걸어서 이동한 거리가 30리로 이를 사(舍)라고 한다. 삼사라 하면 90리 거리다. 마침 중이가 진나라로 돌아가 왕이 돼 초나라와 전쟁을 하게 됐다. 그 때 중이가 90리를 후퇴해서 양보한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90리를 물러나고도 진나라는 초나라 중원 진출을 막았다.

원장 스님은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여야가 퇴피삼사 해야 한다”며 “서로 맞붙지 말고, 촛불과 맞불을 부추기지도 말고 통 크게 물러나는 역할을 국회가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아름다운 승복으로 90리 후퇴하는 통 큰 양보를 할 수 있게 여야 정치인들이 노력해 달라”며 “정치권이 촛불과 맞불에 의지해 문제 해결하려고 한다면 정유재란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정유년마다 반복됐던 국란이 재현되고 국민들이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 여야 정치인들이 큰마음을 내서 헌재 판결 이후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평화롭고 안정된 상황을 이끌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년법회를 마치고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에 정세균 국회의장과 주호영 국회정각회장도 어려움 극복과 국민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세균 의장은 “국민 어려움을 해결해야 할 국회가 짐이 되고 있어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며 “앞으로는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의원도 “헌재 결정 이후 수습과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국제적인 파고도 잘 극복해 국가 번영과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 퇴피삼사(退避三舍) : 물러나 90리를 피하다'라는 뜻으로 다른 사람과 다투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여 물러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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