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중국’ 특강…“한국 선불교 우수성, 우리가 지켜 나가자”

도울 김용옥이 연수교육에 참여한 스님들에게 중국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올 김용옥이 스님들과 만났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은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3월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승려연수교육을 열었다. ‘근현대 중국의 이해와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강의한 도올은 특유의 격정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4시간을 끌어갔다. “선종 고유의 전통을 유일하게 계승하고 있는 한국불교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이날 강의는 하(夏)나라부터 청(淸)나라까지 고대 봉건제부터 역대 왕조를 거쳐 현재 공산당의 통치까지 중국의 역사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이 주를 이뤘다. 사이사이 한국, 일본, 고대 그리스, 기독교를 넘나드는 지식이 양념으로 섞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조선시대 이전까지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이어간 한민족의 기상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도올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 민주주의의 파산 선고와 같다”며 “20세기를 지배한 문명이 쇠락해가는 와중에 중국이 패권을 이어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류의 유행을 비롯해 중국은 우리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나라”라며 “정치권이 더 이상 실수하지 말길 바란다”는 결론이었다. 다소 중구난방이었으나 흥미로웠다.

21세기 중국의 종교지형도에 대한 지적은 자못 날카로웠다. 도올은 “현재 중국 내 개신교 신자 수는 1억명으로 급증했다”며 “공산당이 인민의 아픔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문화대혁명과 대약진운동으로 대변되는 모택동(마오쩌둥)의 실정에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여전히 자금성에는 그의 거대한 초상이 걸려 있다. 체제의 억압 속에 미처 씻어내지 못한 국민들의 원한을 기독교가 재빨리 나서 닦아주고 있다는 것. 물론 중국 개신교의 성장세에는 한국 개신교의 공격적으로 선교가 한몫했다. 도올은 “한국의 목사가 공장장으로 취업해 종업원들을 교회로 이끌고 있는” 사정을 전했다.

기독교를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적 방편으로 여기는 중국 정부는 불교를 대항마로 띄운 지 오래다. 그러나 도올은 “중국불교가 놀랄 만치 발전했다고는 하나 성대하고 요란한 불사로 대형교회를 벤치마킹한 것에 불과하다”며 조사선(祖師禪)의 전통을 오롯이 지키고 있는 한국불교에 박수를 쳤다. “깨달음(覺)의 종교라는 불교의 정체성을 한국불교의 오랜 역사문화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세계인에게 충격을 주는 선의 위대한 유산을 우리가 잘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객석은 만석이었다. 200명 이상 참석한 스님들과 함께 청강하러 온 일반인들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강의를 들은 익산 관음사 주지 덕림스님은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와 매우 중요한 관계인 중국의 현실에 대한 폭넓은 인식과 인문학적 안목은 역시 뛰어났다”며 “앞으로도 스님들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특강이 마련되도록 교육원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원은 스님들의 전법역량과 직무능력 강화를 위해 매년 승려연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