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신 곳 : 경북 구미시 금오산로 433-3삼재

해발 800여 m의 구미 금오산을 오르면서 “어 아직도 오르시네”라는 하산객들의 조롱을 듣는다. 누가 부처님을 이리도 높은 곳에 새겨 놓아서리~ 하면서 다녀온 곳이다.

일선지(一善誌:광해군 10년(1618)최현 지음. 구미읍지)에는 보봉사(普峰寺)가 있었다고 하나 세월 탓에 흔적을 찿기는 어렵다. 5.5미터 내외의 석불은 바위 모서리 각(角)진 부분에 새겨 놓아 시각적 착시를 느낄 정도라서 앞에서보다 좌우에서 뵙는 게 요철(凹凸)이 뚜렷하다.

삼단의 광배안으로 소발의 육계는 눈에 거슬릴 정도로 크고, 발제선(髮際線:머리가 나기 시작하는 부분)은 높이에 차이를 두어 파냈는데 넓은 이마에 백호광 자리는 희미하다. 행인형(杏仁形:은행 모양)의 눈과 오뚝한 코 아래로 뚜렷한 인중은 윗입술에 깊숙하다. 귀가 큼직함에도 어께에 닿지 않을 정도로 긴 목에 삼도는 선명하다.

대의는 왼쪽 어께에서 한번 접혀(예:도갑사석불좌상. 보물 제89호) 우측 겨드랑이 아래로 대각선을 그리며 내려가다 위로 여민, 편단우견을 하고 계신다. 의습은 정강이까지 열네 번의 반원호를 그리며 내려가다발등위로는 군의자락이 흘러 내린다.

양손의 길이가 몸에 비하여 다소 길고 수인 또한 이름 붙이기가 애매할 정도로 어색하다. 양발 또한 벌리고 있어 일견 안정감이 있어 보이기는 하나 선입견 탓인지 바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듯한 모습 같아 피식 웃어 본다. 북한에서는 마애불을 벼랑부처라 부르는데 그 까닭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된 곳이 바로 여기다. 이 높은 곳에 마애불을 새겨 후대의 안녕을 기원하는 애틋함에 거듭 숙연해진다.

[불교신문3281호/2017년3월15일자] 

현근스님 전통도사성보박물관장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