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으로 만난 ‘우리스님’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백미는 평소 쉽게 볼 수 없던 스님들의 특별 법문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박람회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특별 법문은 강연이 펼쳐질 때마다 준비된 객석이 모자를 정도로 대중법문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개막 첫 날인 지난 23일 '우리스님, 한암스님'을 주제로 법문하고 있다.

■ 정념스님의 ‘우리스님, 한암스님’展

개막 첫날인 23일에는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그리운 스승, 한암스님’을 주제로 법문하며 일제강점기에도 기개를 꺾지 않았던 한암스님(1876~1951)의 삶과 가르침을 전했다. 조계종 초대 종정이자 네 차례나 종정에 추대됐던 한암스님은 일제식민지 시절, 오대산으로 들어가 산중에 칩거하면서도 한국 불교의 선지식으로 역할을 다했던 시대의 큰 스승.

정념스님은 “한암스님은 사찰 위로 비행기가 뜨고 총탄이 날아와도 피하려는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한국 사회가 스러지는 참담함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여여하게 자리를 지키셨다”며 “일제 치하에서도 한국 불교의 행정수반으로의 역할을 다했던 스님이 있으셨기에 해방 이후에도 한국 불교가 전통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스님은 한암스님이 좌탈입망하셨던 모습에 대해 전하며 종속적인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에 대해 설했다. 정념스님은 “스님께서는 입적할 당시에도 한 치 흐트러짐이 없었다”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스님의 이 같은 모습, 가르침을 깊이 새겨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그 방법으로 인연의 이치를 깨닫고 집착에서 벗어나는 마음수행을 강조했다. 세상 모든 것이 각각의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모두 하나의 인연으로 이어져있음을 깨달을 때만이 열린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스님은 “늘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물질에, 명예에 흔들리는 종속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다”며 “일상 속에서 늘 존재의 이치를 명확히 깨달아 스스로의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삶, 그리하여 존재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항상 공부를 게을리 하지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