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학림사 오등선원에서는 지난 2월26일부터 3년결사에 들어갔다. 스님 24명과 재가불자 6명이 참가했다. 하루 18시간을 잠도 안 자고 참선정진한다.

불자가 수행할 때는 크게 4가지를 챙긴다. 지도자, 수행처 주변 환경, 수행자의 발심, 그리고 외호대중이다. 이 네 요소는 어느 것이 앞선다거나 어느 것이 뒤따른다고 가릴 일이 아니다. 이 네 요소는 다함께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할 점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마치 찌그러진 원형처럼 된다고 하겠다.

오등선원 조실 대원스님은 당대의 선지식이다. 조계종풍인 간화선의 심오한 경지를 증득(證得)한 명안종사(明眼宗師)다. 당신은 그 법력으로 후학들에게 간화선을 일깨우고 잘 가르쳐 널리 퍼뜨리는데 노심초사하고 있다. 오등선원이 자리 잡은 학림사는 수행처로서 격(格)을 제대로 갖춘 절이다. 산중에 위치해 관광 위주로 찾는 여느 절과는 다르다. 평상시에도 100일 용맹정진을 해오고 있는 선원이다. 

훌륭한 지도자가 있는 회상에 수행환경이 좋아 찾아드는 수행자에게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바로 각자의 발심이다. 발심에 대해서는 옛 어른이 일러준 말씀이 있다. “제가 이제 발심하옴은 제 스스로 복을 얻거나 천상에 나거나 성문 연각 보살 지위 구함이 아니요, 오직오직 최상승을 의지하옵고 아뇩다라삼보리심 냄이오이다. 원합노니 시방세계 모든 중생이 함께 같이 무상보리 얻어지이다.”

발심대중이 모여 선지식의 지도 아래 목숨을 건 용맹정진을 하는 데는 외호대중의 원력이 크게 보태져야 한다. 입방 정진대중이 장애없이 정진을 계속할 수 있는 데는 외호대중의 원력이 입방 대중 못지않아야 한다. 

3년간 출입을 끊고 오로지 화두 일념으로 정진하는 이번 결사는 경이롭고 환희심이 절로 나게 한다. 3년이면 날수로 따져 1000일이 넘는다. 한철 100일 용맹정진도 장하다고 하는데 말이 3년이지 정말 그 성취가 어렵고도 어려운 대작불사다. 무마정진(無魔精進)으로 원만회향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불교신문3284호/2017년3월25일자]

이진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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