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다음날 팽목항 ‘방문’

종정예하 비롯 중앙ㆍ지방

주요소임자 기도 자원봉사…

목포신항에 법당 ‘기도계속’

세월호 인양 시점은 불교계가 세월호의 아픔을 보듬고 더 챙기기 시작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사회단체를 망라해 가장 오랜 시간을 희생자 및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해온 불교계의 활동을 일부를 간추렸다. 팽목항을 방문한 진제 종정예하.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여객선 침몰장면이 화면을 타고 전국에 보도됐다. 침몰하는 배 안에 갇힌 아이들의 모습이 작은 창문을 통해 비춰지면서 시민들은, 가족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에 참사 다음날인 17일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긴급재난구호봉사단을 팽목항으로 파견했다. 생존자 및 실종자 가족에게 차와 라면 등을 제공하며 법당을 설치해 무사귀환을 발원하는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조계종은 종단 차원에서 세월호의 아픔을 보듬고 함께 하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펼쳤다. 진제 종정예하는 세월호 참사 사흘 후인 19일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을 위로한데 이어 5월2일에는 피해자 지원성금을 쾌척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4월27일 안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조문하고, 5월22일에는 팽목항을 찾아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침몰한 배 안에서 기대했던 생존자는 나오지 않았다. 수많은 꽃같은 아이들의 주검이 발견되면서 팽목항 임시법당에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하는 기도소리가 24시간 끊임없이 이어졌다. 불교계 최대 축제인 연등회를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하는 국민기원의 장으로서 엄숙하고 차분하게 거행하고, 구호봉사단이 팽목항에서 227일간 활동한 사례는 불교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월호 인양 촉구 오체투지.

종단은 이후에도 세월호에 대한 관심과 치유를 위한 노력을 놓지 않았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위령제를 비롯해, 추모사진전과 수륙재,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3000배 기도, 봉사자와 잠수사 등을 격려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인정 촉구 법회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조계종 사회노동위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함께 진도 팽목항과 세월호 참사 해역을 찾아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5차례에 걸쳐 봉행했다. 아직 수습되지 않은 희생자 가족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불교계는 같은 마음으로 세월호 인양을 간절히 기다렸다. 세월호 인양현장을 지켜보던 배에 유가족 외에 유일하게 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이 동승한 것도 종단의 지속적인 관심과 깊은 유대감이 밑바탕이 됐다. 

72시간 철야기도 중인 스님들.

세월호의 인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종단은 계속 함께 한다. 세월호가 인양된 후에도 사회노동위는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옮겨지는 시기에 맞춰 이곳에 임시 법당을 설치하고 미수습자가 수습될 때까지 현장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임시법당에는 사회노동위 부위원장 도철스님이 상주하며, 대흥사 송광사 등 교구본사의 도움을 얻어 희생자 추모 기도를 이어가게 된다. 도철스님은 “미수습자 수습이 완료되기까지 3개월 정도 예상하고 있다”며 “미수습자 가족에게는 앞으로 시간이 더 힘들 수 있다. 조계종은 끝까지 가족들과 함께 하며 아픔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73일, 그리고 앞으로 약 100일의 시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가족,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종단의 약속은 현재진행형이다. 

팽목항을 방문해 기도하는 총무원장 자승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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