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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

구글 알파고에게 없는 것

그것이 나에게 있다

슬픔 그리고 마음

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고 뉘우친다

내 슬픔은 얼마나 슬픔인가

내 마음은

얼마나 몹쓸 마음 아닌가

등불을 껐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세계가 초지능 시대에 진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뭉클한 슬픔의 감정, 그리고 마음이라는 광대한 정신의 영역은 인간만이 유일하게 소유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시인은 바깥에서 사람과 만나고 돌아와서는 사람만의 가치인 슬픔과 마음을 잘 사용했는지를 매일 자문(自問)합니다. 그러고 보면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보는 반성(反省)의 행위 또한 웃고 우는 사람만이 갖춘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고은 선생님의 시는 “자가자무(自歌自舞)의 분방한 시정신으로 우주와 소통하는 대자유의 세계”는 물론 “인간 존재와 인생에 대한 심오한 예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 시를 통해서도 그런 점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불교신문3294호/2017년4월29일자]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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