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님 66% 노후준비 못해

              

스님 노후복지기금 마련 위한

운영·자문위원회 구성해야

불교에서는 죽음에 대한 표현을 열반이나 입적이라고 하는데 이는 일체의 번뇌에서 벗어나 완벽한 깨달음의 경지에 들어간다는 의미로 석가모니 부처님과 스님의 죽음을 가르키는 말이다.

깊은 산속 암자에서 혼자서 기도 정진하시는 스님들이 백골상태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는 스님들의 노후가 불안정하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승가의 현실적인 모습이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 승려복지회의 조사에 의하면 노스님의 경우 65.9%가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경우도 30%에 미치지 못해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대처가 미비한 실정이다. 평생 수행과 무소유를 근본으로 청빈한 삶을 살아가는 스님에게, 노후를 일반인들과 같이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시킨다는 것은 너무나 이치에 맞지가 않다.

스님의 노후 생활보장 문제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구성원 공동의 책임이다. 작금의 현실은 스님의 노후생활보장이 되지않아 사설사암 소유 등 공동체 정신이 무너지고 있으며 이는 ‘저출가 고령승가’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스님 노후복지는 수행과 교화 등 의무이행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생활 보장이며 노년의 인생계획(회향)은 종단의 교육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대다수의 스님들은 이구동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한 이후, 2018년 전체 인구대비 고령자 비중이 14%로 고령사회(aged society) 로 진입하게 된다. 조계종의 경우 2012년 6월 기준 60세 이상의 고령 스님이 2388명(비구 1169명, 비구니 1219명)으로, 전체 스님 1만2274명 대비 19.5%를 차지하고 있어 2004년 14.9%보다 상당히 증가한 수치이며 향후 스님의 고령화로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스님들의 고령화는 소득의 중단 및 상실로 이어져 일반인과 달리 노령·장애·질병·사망 등과 같은 사회적 위험에 취약한 대표적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스님들의 공적, 사적 노후소득과 생활보장 수준을 높여나갈 필요성이 제기되고 그 실태나 개선방안이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에 따른 실천은 미미한 실정인 상태이다.

그래서 종단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스님들의 노후소득보장 실태에 대한 경험적인(empirical) 진단을 토대로, 승가공동체의 귀속의식과 친밀성을 가지는 관계망을 연계해 적절한 공간제공과 행정지원을 통해 노후에는 치료요양기능과 공간의 독립성·수행환경·신도와의 접촉 등을 고려한 다목적 주거 공간 설계를 모색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스님노후복지보장을 위해서는 총무원과 교구본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종단은 실질적인 운영의 주체로서 재정조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스님노후복지기금 마련을 준비해야 한다. 그에 따른 구체적 방법으로 일정기간 동안 총무원은 예산의 일부분을 스님노후복지기금으로 책정하고, 문화재 관람료의 일정부분을 기금으로 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자문·운영위원회를 두어 복지형 사업형태인 노인 일자리 창출을 활성화하여 불심이 깊은 불자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아울러 불교의 복지적 경제 가치를 기업의 사회 공헌전략으로 삼아 사회적기업을 육성해, 스님노후복지기금 마련과 연계성을 가진 복지 정책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승려복지회 산하에 최고의 복지전문성을 가진 불자로 구성된 스님노후복지기금 마련을 위한 운영·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제안하는 바이다.

[불교신문3294호/2017년4월29일자] 

김명순 부천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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