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 된 가운데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주제로 삼은 신간이 잇달아 출간됐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참석한 대선후보들.

촛불혁명으로 이룬 장미대선

국민을 행복으로 인도해 줄

대통령에게 전할 행복안내서

조화로움 추구하는 중도국가

억울한 이 없는 정법국가 등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담아 

온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5·9 장미대선’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촛불혁명으로 촉발된 탄핵정국은 국민들의 염원을 담은 새로운 대통령을 탄생시키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을 통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대통합을 천명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당면 과제를 극복하고 어떻게 국민들을 행복의 길로 이끌어 나갈지 조언해줄 다양한 신간이 잇달아 출간돼 주목된다.

먼저 부처님 가르침으로 정치를 바로 세우는 지혜를 전하고 있는 신간 <부처님의 정치 수업>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15년 <부처님의 부자 수업>을 펴내며 경제계와 불교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윤성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가 최근 선보인 이 책은 ‘대한민국의 현실정치를 풀어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부처님의 지혜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현재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불교신문 필자를 역임한 독실한 불자인 윤성식 교수는 이 책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를 통해 대한민국에 큰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지만 막상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바른 안목과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실천에 있는데 바로 이것이 부처님의 지혜가 절실한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 책은 이론적인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業), 공(空), 연기(緣起), 중도(中道) 등 부처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하는 데 있다. 정치혁신과 재벌개혁을 비롯해 경제, 복지, 외교, 안보, 행정, 민생, 의료, 교육, 환경, 노동 등 정치와 관련된 정책들이 총 망라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실정치에 대입해 적용하면, 우리가 꿈꾸는 이상국가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는 양극단을 버리고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중도국가, 법치를 근간으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정법국가,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생존의 기본권을 보장해주는 복지국가, 모든 것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최적의 정책을 모색하는 혁신국가의 모습이다.

윤 교수는 대중을 향해“<숫타니파타>에서 ‘살아 있는 존재는 다 행복하라’고 가르치고 있는 만큼 행복은 나와 세상의 변화로 가능한 꿈이며, 세상을 가장 쉽고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정치를 통해 이룰 수 있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치무관심과 정치혐오증에서 벗어나 정치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용하려는 자각”이라고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성공하는 대통령이 갖춰야 할 역량의 조건을 역설적으로 제안한 <대통령은 왜 실패하는가>도 눈여겨 볼만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참여해 온 일레인 카마르크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대통령이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통치에는 시간을 충분히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그들이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해 발휘해야 할 리더십의 세 가지 요소인 정책, 커뮤니케이션, 실행 간의 조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서 “그 대신에 정책을 수행하기로 되어 있는 행정 관료들과 점점 더 거리를 두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카터 집권 시 벌어진 이란에서의 인질 구출 작전과 조지 부시 때의 9.11 테러 사건, 허리케인 카타리나 재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오바마 대통령의 오바마케어 웹사이트 다운 문제 등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에서 대통령의 실행력 부족이 어떻게 통치 재난을 불러오는지를 상세히 알려준다. 정치, 행정전문가답게 사례로 든 사건들을 해석하며, 대통령들이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동안 대중이 알지 못했던 진실들을 파헤친다.

또한 경제학자인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펴낸 <대통령의 철학>는 이제 촛불광장을 넘어 ‘헬조선’을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강 교수는 현재 우리는 어린이부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모든 남녀노소가 겪는 삶의 고통을 정직하게 직시하고 이를 제대로 해결해 나갈 사회적 과제 앞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헬조선’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바꾸려면 단순한 ‘집수리’ 정도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아예 ‘새 집’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세부 구조와 내용을 하나씩 제시한다.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노력하면 희망이 보이는 나라를 다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길을 제안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성환 박사의 신간 <지도자의 자격>에서는 지도자들의 표면적 기록과 신체건강 정보를 살핌은 물론 기본적인 정신상태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토론 혹은 연설과 같은 정치활동 중 보이는 언행을 통해 그 사람의 심리상태를 분석하고, 군에 갓 입대한 훈련병들에게 실시하는 간단한 심리검사와 같은 수준으로라도 반드시 시행해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특히 책 부록 역할을 하는 ‘더하는 자료’ 부분에는 후보자와 당선자에게 적용해야 할 검증방법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이미 입증된 정신검증 방법을 적용해 후보자와 당선자의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는지 전문가의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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