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루쇼토 마을에 만난 어린이의 모습.

‘탄자니아는 내일도 비’라는 에세이를 통해 탄자니아의 우기(雨期)에 대한 풍경과 함께 이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절절함을 소개해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이 흘렀습니다. 다시금 우기 때의 탄자니아만이 줄 수 있는 자연의 풍성함과 경이로움에 대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흔히 탄자니아라고 하면 저 멀리 킬리만자로 산 아래 드넓은 세렝게티 초원에서 치타와 뛰어놀고 사자를 사냥하는 마사이족, 흙으로 이겨 만든 오밀조밀한 움막 안에서 망고를 까먹는 정도의 그림을 그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곳을 직접 경험하기 이전에는 비슷한 상상을 했습니다. 실제 이곳에 거주하며 발견하는 탄자니아는 상상과 다릅니다. 발전 가도를 달리는 도심지 생활여건에 놀라고 이와는 상반된 자연 환경에 또 다시 놀라고 있습니다. 특히 탄자니아의 보석 같은 여행지는 지도상 탄자니아 경제 수도인 다르에스살렘을 기준으로 북서쪽에 위치한 ‘루쇼토(Lushoto)’라는 지역입니다.

루쇼토는 해발 평균 2000m의 고산지대에 산촌이 발 닿는 곳곳에 수줍은 모양새를 하고 삐끗하면 이생과 이별을 할 것만 같이 가파른 절벽과 우둘투둘한 비포장 길로 수놓아진 곳입니다. 아직은 문명의 이기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자연의 시샘이 가득한 곳입니다. 나름 관광명소로 꼽히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때가 덜 묻은 사람들의 반가운 손인사와 아이들의 초롱한 눈망울이 가미되어 더욱 더 아름다움을 배가하며 여행자들의 눈길과 발길을 머물게 하는 아프리카의 진정한 모습이라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곳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하는 감흥이 샘솟는 맘보 뷰 포인트는 탄자니아 내륙의 광활함을 한눈에 보여주는 말 그대로 장관을 연출합니다. 처음 계곡을 가득 채운 운무(雲霧)로 저 아래에 산자락 이외 뭐가 있을까 싶었지만, 잠시 얼굴을 드러낸 햇살을 맞으며 언제 감춰뒀었는지 모를 새로 숨겨둔 대지의 장엄함을 한껏 뽐내자 한동안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버릴 정도였지요.

탄자니아는 말로는 다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멋진 나라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단순한 즐길 거리를 찾기 위해 이 땅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멋진 대자연 속에 모두가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그 의미를 실현하고자 하는 큰 목적이 있다는 사실이, 이 자연을 마주 대하는 저와 여러분에게 더욱 큰 사명감을 주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불교신문3299호/2017년5월24일자] 

이주형 아름다운동행 탄자니아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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