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활동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더 행복하게 느낀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로 상세하게 밝혀진 바 있다. 문화 활동에도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특별히 더 효과적인가는 말할 수 없으나 문화와 행복 사이에 긍정적 상관성이 있다는 점은 많은 사람이 수긍한다.

불교계는 여러가지 유형 및 무형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문화의 원형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문화가 중요시 되는 현대사회에서 불교계는 상당한 장점이 있는 종교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불교의 전통문화는 사회적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찰에서는 전통불교문화를 의식으로만 봉행할 뿐 현대인이 직면한 여러 가지 괴로움을 소멸시킬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동적, 정적 명상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전문가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불교계에서 유형문화재를 연구하는 학자나 전문가는 소수가 활동하고 있으나 무형문화를 연구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불교계에서 봉행하는 각종 재의식은 대부분 문화치유 프로그램이지만 그것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는 전무한 상황이다. 사십구재, 천도재, 영산재, 수륙재, 생전예수재 등에는 나눔과 치유, 정진과 수행 등의 원리가 포함되어 있으나 그것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 

오랜 세월 절 집안에서 전통으로 내려온 사찰음식과 차, 만다라와 범패음악, 염불 등은 현대적으로 재해석되고 문화치유명상 프로그램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려면 재가불자들 중에서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을 찾아내고 역할을 부여해 줘야 한다. 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문화치유명상을 확산시킬 수 있는 재가 전문가의 양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불교의 전통문화를 동적 명상 프로그램과 결합해 열반의 행복을 체득할 수 있는 문화치유명상은 향후 가장 중요한 포교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불자들이 인식해야 할 때이다.

[불교신문3300호/2017년5월27일]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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