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2005년까지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지낸 백창기 전 회장이 오늘(6월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월7일이다. 장지는 전북 장수군 선영이다. (02)2227-7500

백 회장은 1932년 전북 무주에서 태어나 전북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1955년에 해병대 해병학교에 입교해 해병중위로 예편했으며 한양개발주식회사 상무이사와 한양고등학교 수학교사를 겸임했다. 1983년에 우신건설주식회사를 창립해 회장으로 취임하며 경영인의 길을 걸었다. 현재는 (주)대화, (주)대도건설, (주)대화건설 회장을 지냈다.

고인은 1970년대 초 쌍계총림 방장 고산스님과 인연을 맺은 후 불교에 입문했다. 1999년 중앙신도회장을 맡을 당시는 고산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이기도 하다. 2005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1970년대 초 쌍계사에서 고산 큰스님을 뵈었는데 그냥 머리가 숙여졌어요. 큰스님은 공양도 아주 단조롭게 하셨고, 언제나 쉬는 일이 없었지요. 수행하시다가 짬이 나면 글을 쓰시고 그 사이에 시간이 나면 사찰에 나와 풀 한포기라도 뽑으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니 ‘수행자의 표상’이 느껴져 나도 저런 스님의 모습을 닮아보겠다고 쌍계사를 수시로 찾았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는 1999년 9월부터 2005년까지 20, 21, 22대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불교 재가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2004년에는 전국신도회와 중앙신도회로 이뤄졌던 신도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성과를 이뤘다. 당시 백창기 중앙신도회장은 선진규 전국신도회장과 함께 통합을 선언하고 “전국신도회의 역사와 전통을 조계종 중앙신도회의 조직과 사업속에 구현하는 조직통합으로부터 명실상부하게 자율적이며 경쟁력 있는 한국불교신도의 구심점을 건설할 것”을 천명했다.

뿐만 아니라 여든이 넘은 노구에도 2011년 “전국의 전통사찰을 모두 찾아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겠다”는 원을 세우고 전국 전통사찰 순례에 나섰다. 전국불교산악인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김대원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와 함께 순례에 오른지 2년 만에 745개의 사찰순례를 회향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2년여 간의 여정을 기록한 <백창기의 전국전통사찰 기행>을 출간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에는 종단이 최초로 신도 지도인력으로서의 자격을 인정하며 수여한 선혜품계를 품수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장남 백고운, 차남 백초원, 장녀 백아리, 차녀 백진아 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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