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종합사회복지관장 상덕스님

불교 사회복지 이정표 제시하고

이달 29일 정년퇴임, 미타사로…

20년 활동 담은 <자비복지…> 발간

1996년,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받았다. 조계종유지재단 명의로 위탁운영하던 시설을 이관 받아 관리한데서 한발 나아가, 조계종복지재단 설립 후 이룬 첫 성과로 꼽힌다. 당시 서울 옥수동은 재개발을 앞둔 낙후된 도심으로 다수의 저소득층이 살고 있었다. 그곳 미타사 정수암 주지였던 상덕스님이 관장으로 임명됐다.

“당시는 복지활동에 대한 인지도가 약했어요. 복지관의 주요 활동도 저소득층 지원사업에 중점을 뒀어요. 제게 주어진 임무가 단순히 옥수복지관 운영 뿐 아니라 불교복지의 전형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부담이 있었어요.”

상덕스님은 30대에 옥수동 미타사 정수암 주지 소임을 맡은 이후 어린이, 중고생, 청년법회를 창립하며 ‘젊은 지도법사’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또 구청과 경찰서, 교도소 등 불자회 창립과 지원을 꾸준히 하며 사회복지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복지관을 운영하면서 직원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졌어요. 사회복지 이론이 서구에서 왔기 때문에 직원들이 우선 부처님의 자비구세, 보살정신을 이해해야 했기 때문이죠. 자비와 보시 정신을 바탕에 두고 지역민과 센터, 복지대상자 3분야가 모두 함께 하는 복지를 구현하고자 했어요. 또 최초의 비구니 복지실천가라는 점을 잊지 않고, 사회에 불교복지 실천 현장을 기회가 닿는대로 소개했어요. 불교복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종단의 각종 교육에서 불교복지 관련 강의가 있으면 최대한 시간을 내 참여, 스님들과 시설종사자들에게 ‘불교 복지’를 설명했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옥수동은 변화 정도가 아니다. 달동네 일번지에서 아파트가 60%를 차지하는 마을로 변했다. 하지만 산동네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더 늘었다. 스님은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저소득 가정을 지원하는 일에 더욱 노력하고, 한편으로 아파트 주민들의 복지욕구에 맞춘 프로그램도 개발했다”고 회고한다.

상덕스님은 수년전부터 불교복지실천가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조계종복지재단 시설장협의회를 재창립하고, 한국불교 비구니복지실천가회를 만들어 초대회장으로 활동했다. 불교계 복지시설 종사자들이 함께 모여 화합을 다지는 기회도 마련했다. 서울사회복지관협회 이사 등 대사회적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하나의 구슬에서 나온 빛이 전 우주를 밝히는 인드라망처럼, 복지는 주변의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야 제대로 빛을 발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면 보람도 참 많았어요. 앞으로는 지역복지사업을 지원하는 사찰 주지로 남아야죠. 현장에서 뛰는 대신 후학들이 불교복지를 잘 이끌어가도록 후원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복지사업한다고 소홀했던 미타사와 정수암 스님들, 신도들과 더 자주 소통하고 신행지도도 해야지요.”

스님은 현재 전국비구니회 서울지회장이기도 하다. 서울지역 비구니스님들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일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출가자 본연의 일인 수행과 정진, 그리고 포교에 진력하겠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잠시 미뤄야했던, 오롯한 수행정진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에요. 모든 출가자처럼 늘 수행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어요. 지난 20년간 복지사업을 격려해주고 함께 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상덕스님의 퇴임식은 오는 29일 오후2시30분 옥수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직원과 주민, 내외빈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다. 이날 스님의 20년 활동을 담은 책, <자비복지 감로수에 꽃 피우다>와 <붓다복지, 합장발원으로 꽃피우다> 2권을 발간한다.

[불교신문 3306호/2017년6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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