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도심포교당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한편으로 사찰마다 어린이ㆍ청소년법회 개설 붐이 일었다. 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당시 대학생불교학생회 활동을 했던 모 씨는 원인을 10ㆍ27법란에서 찾는다. 

그는 “군부에 의해 불교가 짓밟히는 것을 본 이후에 특별한 총무원 지침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스님들이 이심전심으로 어린이ㆍ청소년 포교에 전념했다”고 회고하며 “특히 석주스님이 서울지역 대학생불교학생회를 찾아다니며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불교가 힘이 없어서 오늘 이 지경에 이른 것이라는 말에 우리들도 흔쾌히 법회를 맡았다”고 전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1980년대 불교 포교는 활발하게 일어났다. 수많은 사찰에 어린이법회가 개설되고, 수백명이 참여하는 여름불교학교가 열렸다. ‘사단법인 동련’ 전신으로, 어린이포교의 지평을 열었던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도 1986년 설립됐다. 또 중ㆍ고등학생회 설립과 청년회 설립도 붐을 이뤘다. 1990년대 중반까지 그 붐은 이어졌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생겨나고 IMF 사태를 겪으면서 아이들이 종교에서 급격히 빠져나갔다. 주말이면 학교 대신 학원을 갔고, 특히 어린이법회를 오려는 아이들은 한해가 다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 스님은 “어린이법회를 만들고 싶어도 불자들조차 ‘공부해야 한다’며 아이들을 절에 보내지 않는다. 지도를 맡을 대학생을 구하기도 하늘에 별따기다”고 전한다. 그야말로 어린이ㆍ청소년 포교가 총체적 난국이다.

과거 군부가 총을 들이대면서 불교를 침탈했다면, 지금은 소수 타종교인들에 의한 폄훼가 발생하고 있다. 사회정책, 복지시설 운영 등 수많은 부분에서 편파적 행정도 줄지 않았다. 크리스마스트리는 허용하고, 부처님오신날 조형물은 불허하는 관공서도 종종 있다.

불교가 천년 문화와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포교’를 해야 한다. 어린이불교학교는 가장 적극적인 포교방법이다. “시간이 없어 어린이법회에 못 오는 아이들”을 방학 중 이삼일이라도 불교와 인연 맺어줘야 한다. 부모가 불교라고 아이들이 불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연을 맺어줄 때, 아이들이 우리나라 전통과 역사에 대한 눈이 트이고, 불교를 받아들일 수 있다.

[불교신문 3308호/ 2017년6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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