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불교박람회 세미나

 

‘한국전통문화산업의 동향과 서울국제불교박람회 활성화 방안 모색’ 세미나가 6월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불교문화콘텐츠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산업화에 대한 고민은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700년 역사를 가진 불교문화는 ‘살아있는 문화’라는 면에서 다른 콘텐츠와 차별화를 가진다. 우리는 불교가 가진 유무형 자산을 한국적 철학을 담은 콘텐츠로 개발하고 세계 무대에서 끊임없는 교류와 거래를 통해 ‘진정한 한류문화의 콘텐츠’로서 영역 확대 기반을 다질 수 있어야 한다.”

“전통문화가 박제된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며 과거와 현재의 단절 없이 이어질 때 진정한 문화의 계승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불교박람회가 가지는 ‘전통문화의 일상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참가자들은 이날 한국전통문화산업과 불교문화콘텐츠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체계적 시스템의 구축을 비롯해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불교문화는 수천년 전 과거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생활 속 콘텐츠인 만큼 대중적인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첫 발제자로 나선 유동환 교수는 전통문화산업과 불교문화산업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기반으로 콘텐츠를 하나로 모으고 정리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전통문화를 육성하고 진흥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통문화가 생활 속에 온전히 자리 잡는 대중화 과정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현대화나 세계화 모두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어느 한 부분을 특화시키기보다 전체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인 국민들 입장에서 접근성 중심의 육성 및 진흥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유동환 교수

유 교수는 이와 관련 불교문화에 대한 대중적 친화력을 제고하는 방안으로 △전통문화산업에 대한 종합 정책 연구 △장기 전략 수립 △대국민적인 종합 및 상설 실태 조사 실시 △사후 정책에 대한 평가 정보 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전통문화는 개별적으로 따로 떼고 볼 수 없는 하나의 유기적 총체와 같다는 인식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

유 교수는 “위와 같은 연구와 조사를 통해 전통문화산업의 대중화 전략을 위한 기반 자료를 먼저 수집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전통문화의 원형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중장기 전략 아래 활발한 활용을 할 수 있는 정책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주경스님 또한 콘텐츠 활용도 좋지만 불교문화의 원형에 대한 정리, 보존 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주경스님은 “스님들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불전사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울리고 두드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원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 이뤄지고 그 다음에 재발굴되고 재해석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과정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주경스님.“불교문화는 살아 숨 쉬는 것, 원형 지키면서 재해석 돼야”

주경스님은 이날 무엇보다 불교는 ‘살아있는 문화’라는데 주목했다. 불교문화콘텐츠는 문화상품으로 활용성, 상업성, 예술성, 상상력, 생활양식, 재미 등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불교문화는 역사와 함께 하면서도 대중의 삶을 담아내야 보다 다양하게 유통될 수 있다”며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불교문화원형은 불교문화콘텐츠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통공예품으로 인식되는 불구, 사찰 대중이 계승해온 영산재와 수륙재, 수행에 필요한 염주와 발우, 불교의식에서 행해지는 염불과 승무 등을 비롯해 웰빙열풍으로 주목받은 사찰음식 등 전반에 걸쳐 선조들의 삶과 정신이 깃들어 있는 불교문화에 대해서는 “한국불교를 체험하는 것은 결국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생활 문화를 대표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에 대한 지속적 개발과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콘텐츠를 개발하고 발굴해 다양한 무대에 선보일 수 있는 장(場)의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주경스님은 “이러한 관점에서 그간 한국전통불교문화산업의 총화의 장이 돼 온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위치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며 “필요했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전통과 불교 관련 산업을 집대성해 산업 규모를 측정하고 국내외 바이어 및 각국의 스님과 불자들을 유치해 문화를 알리며, 새로운 사업과 경제적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온데다 그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왔다는 데서 박람회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주경스님은 △불교계 사상 최초로 아트페어를 도입하는 등 불교문화원형의 새로운 콘텐츠 창작을 시도한 점 △템플스테이 협력 전시 등을 통한 콘텐츠 재구성 및 확대 재생산에 나선 점 △IT기술, 3D프린터 등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 한 점 등을 사례로 들었다. 스님은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한국전통문화를 세계화’한다는 한류정책에 있어 하나의 좋은 해결책이며 불교계에서도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산업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요소”라고 덧붙였다.

서병로 교수 .“공익성‧전문성 강조하면서 국내외 인지도 제고 필요”

서병로 교수는 마이스(MICE) 산업의 성공 사례 활용,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마이스 산업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이벤트(Exhibition&Event) 등의 분야로 관광산업을 뜻한다. 서 교수는 마이스(MICE) 산업 사례를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적용, 불교박람회가 세계적 브랜드를 얻기 위해서는 공익성과 전문성을 강조할 수 있는 이미지 및 국내외 인지도 제고 정책에 대한 대국민 홍보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대한민국 유망 전시회에서 나아가 국제적 인증 절차를 통해 세계적인 전시회로 거듭나야 한다”며 “명칭 또한 K-불교박람회라는 브랜드로 개선하고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과 관계 구축을 통해 외연을 확대하고 대한민국 대표 종교 박람회로 위상을 정립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패널들 또한 박람회의 성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새로운 고민들을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춘 소장은 “하나의 박람회는 단순히 물건을 거래하는 시장이 아닌 해당 산업의 생태계와 역사적 변화, 사회적 역할이 녹아있는 산업의 총아인 만큼 일반적인 박람회와 차별화 돼야 한다”며 “무수히 많은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는 한국 불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은 당위에 가깝다는 측면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견을 내놨다. 류지호 대표는 “지나치게 상업화되기 보다 문화적, 가치적 콘텐츠를 담아 대중에게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며 “지난 5년의 성과가 아깝지 않도록 분명하고 미래적인 방향성을 설정해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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