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화엄사, 가사불사 현장

화엄사는 범음료에 가사도감을 설치하고 가사불사를 펼치고있다.

“가사는 부처님 제자를 상징하는 법의라고 하네요. 그래서 스님들이 입는 옷이래요. 보기에는 간단한데 실제 만들려고 하니 엄청 복잡해요”

어머니를 따라 경기도 이천에서 화엄사를 찾은 박유림(설봉중 2)양. 화엄사(주지 덕문스님)가 펼치는 가사불사에 동참하기위해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지리산을 찾았다.

지난 19일, 백중 입제일을 맞아 화엄사가 범음료에 가사도감을 설치하고 가사불사에 돌입했다. 이번 가사불사는 조계종 종정예하를 비롯해 화엄사 대중 300여분 모두에게 가사를 공양하는 대불사이다. 지난 5월, 주지 덕문스님이 소임을 맡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발원한 원력이기도 하다.

화엄사 가사불사

화엄사 가사불사를 입제하던날, 전국에서 바느질에 솜씨있는 불자 20여명이 화엄사에 모였다. “가사는 바느질만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모아 조성해서 인연있는 스님이 여법하게 법을 펼칠수 있도록 하여 부처님 세상을 만드는 수승한 불사입니다”

이번 가사불사를 지도하고 직접 가사 조성에 참여하고있는 한복명장 박춘화(대한민국 명장 611호) 보살은 “가사를 조성하는 이는 수행자와 같이 깊은 신심과 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가사불사 기간에는 종정예하의 가사도 특별조성한다. 이번에 조성하는 종정예하의 가사는 금란가사로 조선초까지 전하다가 중단된 첩상가사를 재현하고 있다.

화엄사 가사불사가 19일 입재했다. 가사는 11월 19일 공승재를 통해 화엄사 대중 300여분에게 공양한다.

화엄사는 가사불사를 위해 2015년부터 (사)아시아민족조형학회(회장 박윤미)와 함께 전통가사 특강을 펼쳐왔다. 매주 수요일마다 화엄사성보박물관에서 전통가사 이론과 실습을 통해 그동안 100여명의 가사 침선장들을 배출해 냈던 것이다.

화엄사 성보박물관 강선정 학예연구실장은 “가사는 부처님과 탑과 같아 가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성하는 것이다”며 “먼저 가사에 담긴 뜻을 알아야 가사를 조성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성보박물관장 대진스님은 “화엄사 성보박물관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사인 서산대사와 벽암대사의 가사를 소장하고 있다”며 “이들 가사를 문화재로 등록해 전통가사를 널리 알리고 보존에 힘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가사불사를 지도하고있는 박춘화 명장

화엄사는 가사불사를 기념해 성보박물관에서 ‘부처님의 옷을 짓다’는 주제로 가사 특별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는 서산대사와 벽암대사의 가사를 일반에 특별 공개하고 있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침선장들이 직접 조성한 전통 가사를 함께 전시해 다양한 전통가사를 만날 수 있다.

지리산 깊은 산중이지만 삼복더위에 가사불사의 열기까지 더해졌다. 바느질하는 손길이 부지런하게 오가는 사이에 송글 송글 땀방울도 맺혀진다.

중학생 딸 박유림 양과 함께 가사불사에 참여하고 있는 서인순 보살은 “가사불사에 동참할수 있는 것 만으로도 불자로써 큰 기쁨이다”며 “바느질할때마다 염불을 외우면서 신심을 다지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엄사 가사불사는 오는 11월 19일까지 매주 수요일 범음료에서 펼쳐진다. 화엄사는 가사불사를 회향하는 11월 19일 공승재를 열고 화엄사 대중스님들에게 가사를 공양한다. 성보박물관 가사특별전도 공승재까지 계속된다.

성보박물관에 전시중인 벽암대사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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