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법륜사 ‘Dream 드림 템플스테이’ 현장

7월22일 용인 법륜사 ‘Dream 드림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스스로를 낮추고 돌아보는 108배를 하는 모습.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을 재충전하는 휴가철이 다가왔다. 휴가는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와 근심과 걱정을 훌훌 털어내는 시간이다. 유명 관광지나 휴양지를 향하는 발길도 분주하지만 복잡한 도심을 떠나 고즈넉한 사찰에서 휴식의 시간을 갖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통문화와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사찰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지친 몸과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서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지난 22일 용인 법륜사(주지 현암스님) ‘Dream 드림 템플스테이’ 현장을 찾았다.

법륜사 템플스테이의 테마는 ‘꿈(Dream)’이다. 단순히 사찰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것을 넘어 그동안 일상에서 잊고 지낸 꿈을 되찾는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꿈을 주제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여성가족부 청소년수련활동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날 템플스테이에는 11명이 참가했다.

‘꿈을 찾아 떠나는 행복여행’이라는 템플스테이 주제처럼 잊고 지낸 꿈을 찾기 위해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법륜사 템플스테이의 문을 두드렸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법륜사를 찾은 이들이 눈에 띄었다. 나이도, 성별도, 종교도 모두 달랐지만 템플스테이를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기를 바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은 다르지 않았다.

합장과 차수 등 기본적인 사찰예절을 익힌 참가자들은 소원지 작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일상에 쫓겨 평소 잊고 지낸 꿈을 적어 가는 참가자들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 참가자들은 한참을 망설인 끝에 소원을 적어 내려갔고, 혹시 누가 볼 새라 소원지를 황급히 봉투에 넣었다.

이어 법륜사 사찰 순례에 나섰다. 기승을 부리던 장맛비가 잠시 주춤해 무더운 날씨였지만 만일결사 수행정진 도량,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공간이라는 설명에 분위기가 절로 숙연해졌다. 참가자들은 처음 어수선했던 분위기도 잠시 발걸음 하나, 손동작 하나도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대웅전과 극락보전, 관음전을 돌며 부처님을 참배하고 법륜사 창건에 관한 이야기가 남아 있는 용수각에서는 시원한 물도 마시며 잠시 더위를 식혔다. 전에는 그저 눈으로만 보고 지나쳤던 범종, 법고, 목어, 운판 등 불전사물에 담긴 설명에는 저절로 고개가 끄떡여졌다.

해가 산으로 모습을 감췄지만 여름의 열기는 쉽게 가시질 않았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저녁예불과 108배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더위에도 불구하고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다. 엄마, 아빠와 온 아이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08배를 이어나갔다. 스스로를 낮추며 참회를 절을 올리는 동안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이어진 거북놀이 시간. 참가자들은 거북이 모양을 만들어 쓰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노는 민속놀이인 거북놀이를 하며 경내 곳곳을 돌았다. 목탁과 꽹과리, 소고 등을 치자 고요했던 경내가 이내 흥겨워졌다. 대웅전을 비롯한 전각을 돌며 축원을 하고 떡과 과일, 시원한 오미자차 등을 받아 들었다.

다과와 함께 템플스테이 시작 전에 적었던 소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법륜사 연수국장 탄호스님이 꿈에 대한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발레리나, 배우, 가족의 건강 등 각자 적어 낸 소원지에 스님의 답변이 담겼다. 출가 이후 꿈을 향해 노력했던 스님의 이야기에 참가자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탄호스님은 “분노도, 행복도 모두 내 안에 있다. 내가 괴로우면 주변이 괴롭게, 내가 행복하면 주변도 행복해진다”며 “모든 것은 스스로 노력 여하에 달린 것이다. 항상 꿈을 향해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스님의 당부와 함께 템플스테이의 밤이 저물어갔다.

권정숙(40세, 경기 부천) 씨는 “딸이랑 딸 친구를 데리고 템플스테이 참가했다. 템플스테이는 이번이 처음인데 조용한 사찰에서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아이들이 뛰놀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함께 즐거워진다. 법륜사 어린이 산사수련회에도 딸을 보낼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고현종(42세, 경기 이천) 씨도 “그동안 절에 다닌 적은 있어도 템플스테이는 처음이다. 아이가 힘들어 할 줄 알았는데 절도 잘 따라하고 의젓해 기특한 생각이 든다”며 “회사 동료 추천으로 방학을 맞아 아들과 함께 오게 됐는데 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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