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는 세존을 의지해 머물며, 혹 스승과 장로에 의지하고 

혹 지혜와 범행을 의지하여 머물고 

참괴심을 내며 사랑하고 공경할지니 이것을 첫 인연이라 하나니 

범행을 얻지 못해도 지혜를 얻고, 

범행을 이미 얻었다면 지혜가 증장되리라. 

- <불설장아함경> 9권 중에서

위의 비구가 머물러야 할 곳 네 가지 말씀을 두 가지로 줄이면 불법승에 의지해 머물며, 참괴심을 내며 사랑하고 공경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사는 방법론을 이른 말이겠고, 두 번째는 모든 사람을 향한 사랑과 공경의 바탕이 침괴심(慙愧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해인사 사중 어른 스님과 차담을 하는데 흘리는 말로 그러셨다.

“사람에게 덕스러움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만큼 살아보니 알겠더라고요. 아는 것은 소용없어요.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도 덕스럽게 표현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런데 내가 어른 스님께 정작 감동하였던 건 말이 아니라 이런 말씀을 하시며 부끄러움을 감추지 않았던 그 표정에 있었다. 진정성 있는 말은 늘 자신을 돌아보는데서 우러나오는 것이었음을 뉘가 알았으랴.

[불교신문3317호/2017년7월26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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