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원장 지홍스님
“부처님 율장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
종단 구성원으로 보기 힘들어”

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
"종헌종법 부정하는 행위, 엄중히 다뤄야"

중앙종회의원 오심스님
“종단 안정 질서 깨는 파승가적 행위”

윤기중 포교사단장
“종법 태우는 것 곧 종단 부정행위”

종단에서 중징계를 받은 일부 세력과 타종교인을 포함한 외부인사들이 중심이 된 ‘보신각 촛불집회’에서 종헌종법을 유린하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각계각층의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무분별한 종단 비방으로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세력까지 동원해 종단 안정과 화합을 저해하고 있어 깊이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보신각 광장에서 열린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연석회의 3차 촛불법회’에서는 종헌종법 질서를 대놓고 부정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행사장에는 봉은사 주지 재직 시 비위 등으로 제적된 명진스님, 결혼한 사실이 들통 나 직권 제적된 홍두표(법명 무송), 직무비위와 승풍실추로 멸빈된 장주스님, 사찰 성보를 주지 몰래 밀반출한 것이 들통나 공권정지 10년 징계를 받은 강설스님, 무단으로 사회법에 제소해 제적된 대안스님 등 징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조계종은 사실상 망했고 악취가 진동한다’는 등의 원색적인 비난이 난무했다. 또 ‘총무원장 호법부장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펼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지어 조계사 앞에서는 종단의 선거법을 불태우는 장면을 연출해 종헌종법을 유린하는 듯한 행태까지 서슴지 않았다.

지난 10일 제3차 촛불법회에 이어 거리행진에서 세종 경원사 주지 효림스님이 조계종 선거법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신재호 기자

이날 효림스님은 집회에 출동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스 안에 구겨 넣은 신문지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불이 잘 붙지 않자 효림스님 주위에 있던 한 참가자가 들고 있던 촛불을 박스 안에 집어넣었다. 집회에 출동한 경찰들도 갑작스러운 행위에 즉각 소화기를 준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다행히 불은 번지지 않고 꺼졌지만, 수행자 신분으로 전통사찰 앞에서 이러한 행위를 한데 대한 비난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비이성적 행위로 인해 종단과 불교가 멍들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종법을 태우는 것은 부처님 율장을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포교원장 스님은 “조계종에서 출가한 스님들은 종헌종법을 따라 수행하고 포교하는데, 종법을 태우면 종도로서 종법대로 살지 않겠다는 의미 아니겠냐”고 반문하며 “종단 구성원이라 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제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도 “종헌종법은 종단을 지탱하는 근간”이라며 "자신들의 입장과 맞지 않는다고 불태우는 것은 종헌종법을 부정하는 것이며, 엄중히 다뤄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종단의 문제, 일부 교구의 문제로 조계종단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앞둔 시점에서 종헌종법이 흔들린다면 종단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앙종회의원 오심스님도 “종단 안정과 질서를 깨는 파승가적 행위”라며 “촛불집회에서 불자인구 300만 감소를 지적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이러한 행위가 곧 불교 인구를 떨어트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원스님(직할)은 “기존 시스템을 깡그리 부정하고 무시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문제점이 있다면 고쳐나가려는 노력을 함께했을 때 대중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기중 포교사단장도 “종도로서 종단운영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지만, 종단운영의 근거인 종법을 태우는 퍼포먼스 옳지 못하다. 국가에도 헌법이 있듯 종단에는 종헌종법이 있다. 종법을 태우는 것은 곧 종단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 “종단의 문제를 밖으로 끌고 나가 외치는 것은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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