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 숨결을 불어넣다 : 불상 안의 복장유물(Consecrating the Buddha : On the Practice of Interring Objects(bokjang) in Buddhist Statues)’이란 주제의 국제학회가 열렸다.

이화여대 박물관(관장 장남원)과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원장 김종욱)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이화여대 박물관 강당에서 한국, 미국, 영국 등 국내외 학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그동안 불교계와 국내 학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온 불복장에 대한 연구의 외연이 외국 학자들과 정부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학회에는 미술사뿐 아니라 서지사, 불교사, 복식사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학자들이 참여해 흥미로운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제임스 롭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불교 성상 뒤집어보기 : 불상의 내용물은 왜 중요한가?’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첫날 개회식에서 김종욱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은 “불복장 학술대회는 한국불교문화의 고유성을 불교학과 미술사라고 하는 문화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면서 “진지한 논의를 통해 한국 불교문화의 고유성과 우수성이 학문적으로 세계에 전파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장남원 이화여대 박물관장 “이화여대는 기독교 (설립) 학교이다 보니, 오랫동안 회화나 공예에는 많은 연구성과를 냈지만, 불교미술사 분야는 상당히 저조한 편이었다”면서 “이번 학회를 계기로 향후 불교에 관한 연구, 불교미술사에 대한 연구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전통불복장및점안의식보존회장 경암스님이 국내외 학자들과 대담을 통해 불복장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l

첫날 제임스 롭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불교 성상 뒤집어보기 : 불상의 내용물은 왜 중요한가?’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불상 안에 다양한 성물(聖物)을 안치하는 불교전통의 중요성과 이러한 전통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제임스 롭슨 교수는 “(복장물 등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많이 준 사찰, 박물관, 미술관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복장문화와 복장물에 대한 한국의 연구수준이 굉장히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임스 롭슨 교수는 “우리가 불상의 ‘어두운 내면(복장)’을 주로 관찰하겠지만, 우리의 연구는 어둠 속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복장 연구를 통해 좀 더 넓은 세계로 나와 불교 연구 및 다른 분야에 대한 새로운 의문점과 주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장남원 이화여대 박물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정은우 동아대 교수와 이승혜 삼성미술관 리움 책임연구원이 한국불복장의 기원과 형성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송일기 중앙대 교수는 최근 불복장에서 새로 발견한 고서와 문헌에 대해, 강희정 서강대 교수는 불상을 단순한 조각에서 생명력을 지닌 예배의 대상으로 승화시킨 복장의례에 대해 발표했다.

이와함께 조선후기 불화의 복장 연구(이용윤, 조계종 총무원), 복장 의식과 불화(이선용, 한국전통문화대), 조선시대 출토 복식에 보이는 불교의 영향(송미경, 서울여대), 장곡사 금동약사여래 좌상 복장 직물(심연옥, 한국전통문화대) 등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김종욱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외국학자들의 다양한 연구 결과를 선보였다. 행크 글래스 해버포드대 교수는 ‘불상 안의 탑 : 중세 일본에서 밀교와 성상의 신성화 의례’라는 발표에서 소형 오륜탑(五輪塔)을 제작해 불상에 봉안한 일본 밀교의례에 대해 소개했다. 아키코 월리 오레곤대 교수는 ‘부처의 가호를 받다 : 동대사 대불 아래 매장된 유물들’을, 마야 스틸러 캔자스대학 교수는 ‘절벽에 감추어진 아미타 삼존상’에 대한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이번 학회는 캐나다 정부 후원을 받는 국제인문학 프로그램 ‘땅으로부터 : 불교와 동아시아의 종교들(From the Ground Up: Buddhism and East Asian Religions)’의 하나로 마련돼 더욱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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