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꽃잎

이병두 지음/ 행복한 세상

이미 한국 불교계는 ‘100일 기도’ ‘1000일 기도’ ‘대학입시 합격 발원 기도’ 등이 없으면 생존이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찰 재정을 늘이기 위한 새로운 ‘기도’의 발굴도 계속 이어져, ‘생전예수재’ 등 갖가지 ‘○○재’가 새로 등장하고 급기야 조상 천도를 위한 ‘49재 7회’라는 기막힌 ‘상품(?)’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비불교적이거나 심지어 반불교적이라는 사실을 많은 불교인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혹 이런 일이 잘못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사찰 재정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다”며 유혹을 끊지 못한다. 그러나 이 유혹을 끊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불교가 바르게 설 수 없다.

이병두 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은 지난 10년간 교계언론에 건강한 불교를 갈망하며 연재해 왔던 글을 묶어 이병두 불교평론집 <향기로운 꽃잎>을 최근 펴냈다. 저자는 다른 종교 성직자들이야 본래 출발이 ‘제사장’이었으니 그렇다 칠 수 있겠지만, 부처님 제자인 스님들은 그 ‘성직자-사제’를 거부한 거룩한 수행자의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돈’을 목적으로 하는 기도 행위를 제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찰에서 재를 모시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병두 전 종무관은 “달콤하게 설탕을 바른 당의정(糖衣錠)과 진통제(鎭痛劑)에 익숙해 있는 지도자들에게는 계속 사탕과 진통제를 전해주면 고마워하고 ‘신심 깊은 재가자’라며 좋아하겠지만, 그렇게 살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그 동안 특정 개인을 비난하려고 그리고 누군가를 죽이려는 의도를 갖고 글을 쓴 적이 한 번도 없다. 누군가의 주문을 받고 글을 쓴 적도 없다. 오로지 잘못 가고 있는 승단과 불교계가 붓다의 가르침대로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촛불 하나 밝히는 심정으로 고민하고 그 고민을 담아 글을 써왔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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