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청춘의 해답을 찾다"

다다붓다(多多佛陀) 법회로 활력을 찾아가는 범어사청년회 회원들의 지난여름 물놀이 겸 야외법회 모습

대중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고 법당 가득 퍼지는 청년들의 독경소리가 울림을 주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청년들을 사라지고, 줄고 타종교의 젊은 세대에 비해 턱없이 활동이 뜸해진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청년들이 불교를 떠난 것은 아니다. 이곳저곳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고 조금 더 쉬운 방법으로 불교에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절언니’ ‘절오빠’라는 호칭으로 청년들에게 친근히 다가가고 불교를 다시 청년들의 중심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부산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범어사청년회와 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구 ‘클럽25’가 그 주인공들이다.

범어사청년회(회장 김진희)는 1983년 법안스님을 지도법사로 법회를 시작한 이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화려했던 시절도, 침체도 겪었지만 여전히 20대 신입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창립 초기부터 범어사청년회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회보를 발행하며 사찰 소식을 전하고 범어사를 알렸다. 1988년 어린이 법회를 개설하고 1990년대 중학생회까지 청년회 주관으로 창립해 이끄는 등 청춘이었기에 가능한 과업을 해냈다. 그러나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따라가기에는 한계도 있었다. 회원들은 가장이 되고 사회적 책무를 맡아야 하는 나이가 됐다. 기존회원의 참여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범어사청년회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방식의 법회에 대한 필요성 느끼고 ‘다다붓다(多多佛陀)’ 법회를 개설했다. ‘모두 다 부처님, 다함께 부처님’이라는 뜻의 다다붓다 법회는 법사를 초청해 법문을 듣는 것을 넘어 스스로 법회 주제를 정하고 말하는 공론의 법회다. 회원들이 발제자가 되어 발표내용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를 돌아보고 내면 깊은 생각까지 끌어낼 수 있다는 평이다. 20대 회원들은 영상과 사진으로 개성적인 발제를 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주제에 청춘의 고민을 녹여 발표하면 지도법사 효산스님이 불교적 관점으로 설명하며 지나온 삶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김진희 회장은 “깊은 내면에 있던 고민을 끌어내고 부처님 설법에 담긴 해답을 나누다 보면 마음이 가벼워지곤 한다. 마치 토크콘서트처럼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하다보면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고 스스로도 새로운 시각으로 돌아볼 수 있다. 일상생활이나 또래의 사람들과는 나눌 수 없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언제든 범어사 청년회에 참여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만18세부터 29세 청년불자가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불청 부산지구 ‘클럽25’ 회원들.

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구 산하기관인 ‘클럽25’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월에 조직된 클럽25(팀장 최대웅)는 만18세부터 29세까지 20대 청년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청년불자 봉사단이다. 클럽25의 봉사는 ‘SNS를 통한 부산불교 및 사찰 홍보’라는 독특한 방식이다. 전통사찰부터 홍보에 취약한 작은 사찰을 찾아 답사 여행을 떠난다. 이후 페이스북, 유투브, 블로그 등 다양한 SNS 매체에 사찰 사진과 소개 글 등을 업로드하며 사찰 답사기를 남긴다. 청년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불교콘텐츠에 젊은 이미지를 입히고 있다.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정기 모임을 열고 셋째 주 토요일에 사찰답사 겸 봉사를 간다. 모든 활동은 클럽25 자체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사찰 답사뿐 아니라 창업연구 활동, 어린이·청소년법회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봉사자로 나선다.

최대웅 팀장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활동이 많다. 미디어로 소통하는 시대인 만큼 영상을 활용한 불교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트렌디한 불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청년포교의 새로운 방향이 되길 바란다. 첫걸음을 떼고 ‘함께’라는 가치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더 많은 청년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청년불자 감소는 불교계의 오랜 고민거리다. 여러 사찰에 청년회가 존재하지만 구성원이 실제 20~30대 청년인 경우가 흔하지 않다. 청년들의 관심사는 오직 취업과 개인의 삶에 맞춰져 있고 취업으로 이어지는 활동, 이익이 있는 활동이 아니면 소극적으로 변한다.

삶의 긴 여정 중 20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 방황하는 시기다. 개개인의 삶이 다르기에 누구도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팔만사천 번뇌에 맞는 팔만사천의 법문을 남겨놓은 이유는 분명 있다. 청춘이 할 수 있는 청춘만의 고민으로 괴롭다면 마음을 열고 불연을 맺어보는 것은 어떨까. 팔만사천법문 중 지금 나에게 맞는 단 한 가지 해답이 존재하지 않을까.

[불교신문 3324호/ 2017년 8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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