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장관인사가 또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8월24일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에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를 지명했다. 하지만 박 교수가 한국창조과학회 이사이며 2007년 연세대에서 열린 창조과학 학술대회에 연사로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질시비가 불거졌다.

여기에 지난 2015년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하며 작성한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당시 독재가 불가피했다”는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까지 일면서 야권과 여권 내에서도 자진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역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지명 철회를 촉구한다”는 내용을 성명을 발표하는 등 불교계 안팎의 반발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진사퇴를 거부하며 ‘뉴라이트 사관’ 논란에 대해 “역사에 무지해 생긴 일”, 창조과학회 활동은 “창조론이 아닌 창조신앙 자체를 믿는 일”이라고 해명하며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청와대가 밝힌 지명이유처럼 박 교수가 기계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학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진화론을 부정하고 성경의 내용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는 한국창조과학회의 활동은 과학자로서 분명 시비 거리가 될 수 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창조과학 신봉은)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올린 과학적 성취를 부정하는 ‘반과학적인 태도를 지녔다’는 뜻”이라며 “나는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을 매우 위험한 학자들이라 여긴다”고 입장을 밝힌 것을 보면 과학계에서도 결코 환영받을 인사는 아니다.

또한 그의 역사관 역시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규정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관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때문에 각계에서 ‘이러한 인사에게 젊은 과학기술자들의 창업과 산업혁신을 맡길 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국민들의 촛불 염원에 따라 이뤄진 조기 대선을 통해 당선된 문재인 정부는 과거를 돌아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종교평화위원회의 조언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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