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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 온 두 편지 '눈길'

기사승인 2017.09.11  14: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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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위반 이석기 전 의원 자승스님께
"가장 어려울때 도와주셔서 늘 감사"


서민 울린 은인표 전 회장 뉴스타파에
"명진스님 명예회복 위해 내 권리 포기"

중죄를 지어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인사들이 스님들을 위해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둘 다 손으로 썼는데 내용과 성격은 사뭇 다르다. 먼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 총무원장 스님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자신을 위해 탄원서를 써줬기 때문이다. 반면 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으로 7년 6개월의 형을 받고 교도소에 있는 은인표 전 제주 라마다호텔 카지노 회장이 보낸 편지는 어느 인터넷매체가 질의한 내용에 대한 서면답변서다. 종단에서 제적 징계를 받은 전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의 구명을 위해서다.

“존경하는 총무원장님께, 가장 어려웠던 때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주신데 늘 감사의 심정을 안고 지냈습니다. 혹여 그 마음을 표시하는 게 누가 될까봐 그저 속으로 삭여왔습니다만 촛불의 물결을 보면서 용기를 내기로 하였습니다.”

내란 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난해 연말 총무원장 자승스님께 감사의 뜻으로 연하장을 보낸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총무원장 스님과 이석기 전 의원은 일면식도 없다. 이념성향도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총무원장 스님은 이 씨에 대한 탄원서를 2014년 7월 법원에 제출했었다. 탄원서에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7명의 피고인들에게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북대치가 격화되는 상황에서 당시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일례로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을 안 보수단체들은 조계사 앞으로 몰려와 ‘국가전복세력 비호하는 종북 종교인’이라며 총무원장 스님을 비방하기도 했다. 결국 총무원장 스님의 탄원은 모두가 함께 엮이기를 꺼려하는 정치범의 손을 기꺼이 잡아준 셈이다. 이석기 전 의원의 손편지는 일련의 사정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의 뜻으로 쓴 편지로 풀이할 수 있다.

 

“은인표에게 특혜를 주었고 봉은사에게 해를 끼쳤다고 명진스님을 제적했다고 합니다.…명진스님의 명예회복이 된다면 제가 가진 권한 일체를 포기할 것입니다.”

‘뉴스타파’는 9월5일 “조계종이 허위 사실로 명진스님을 제적했다”며 은인표 씨와의 옥중인터뷰를 보도했다. 은 씨는 2007년 7월 당시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스님과 한전부지 개발권 관련 계약을 맺었던 당사자다. 호계원이 명진스님의 제적 결정을 내린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종단에 대한 공식 보고와 승인 절차 없이 사찰의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려 했다는 혐의다.

은 씨는 뉴스타파에 보낸 서면답변서에서 “계약 당시나 지금도 법률적으로 봉은사와 조계종은 그 땅(한전부지)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본지가 취재한 결과 2007년 당시 명진스님과 은인표 씨 사이의 계약에 대한 봉은사 종무회의 기록이나 주지 인수인계 사항에 관련된 내용은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을 체결할 당시 봉은사 내에서도 공식 논의나 보고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석기 전 의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은인표 씨는 정치범이 아닌 경제범이다. 서민들을 울린 것으로 유명하다. 뉴스타파는 2015년 10월2일 “은 씨는 전일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 실질적인 대주주의 위치에 있었다. 자신의 차명 회사에 불법 대출을 해 은행 돈 수천 억 원을 자신의 주머니 돈처럼 사용했다. 이는 전북 제일의 저축은행이었던 전일저축은행의 부실화로 이어졌고, 6000명이 넘는 서민들의 예금액 5600여 억 원은 한순간에 증발해버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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