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총무원장 선거를 한 달 앞둔 지난 11일 중앙종무기관 전 소임자들에게 엄정한 선거중립을 당부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이 발표된 확대종무간담회에는 총무원을 비롯해 교육원 포교원 등 중앙종무기관 기관장과 부실장 스님, 선임 차팀장 종무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김형주 기자

교역직ㆍ일반직 종무원 엄정중립
공정선거 실현 강력한 의지 표명
‘주지불교’ 뼈저린 자기성찰 바탕
‘온전한 불교 공동체 회복’ 당부도   
   

“2017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한국불교는 안팎으로 거대한 시련과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새로운 총무원장을 여법하게 선출하고, 불교적 지혜에 입각해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30여 일 앞둔 지난 11일,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전 종도들을 향해 발표한 담화문의 한 대목이다. 이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총무원과 교육원 포교원 등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들의 얼굴 표정에서도 긴장감과 결연함이 묻어났다. 이번 선거를 화합의 분위기 속에서 치러내 불교공동체를 보호하고, 종교 본연의 역할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일반직 종무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선거중립을 당부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총무원장 스님의 담화문에는 무엇보다 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엄정하게 관리하고 스스로도 공정선거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가 녹아있다. 엄격하고 공평한 선거관리는 종단과 승가의 권위를 지키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세속의 모범이 되려면 세속보다 깨끗하면서도 합리적인 선거를 치러내야 한다는 뜻이다.

총무원장 스님도 이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부처님이 밝혀주신 사부대중 공동체의 삶을 종단이라는 틀 안에서 실현해 나가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종도 모두와 사회에 귀감이 되는 활발발한 탁마의 자리가 펼쳐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모든 교역직과 일반직 종무원들은 엄정 중립의무를 지켜 공정선거, 깨끗한 선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과열 혼탁선거는 반드시 화를 부르는 만큼, 원로 스님들을 비롯한 교구본사 주지 스님, 비구니 스님 등 모두가 공명선거 실현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담화문 발표를 계기로 비불교적인 행위로 승가 본연의 화합을 깨선 안 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징계 받은 스님들과 불교 외부세력이 주도하는 ‘적폐청산’ 활동으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무분별한 비방과 근거 없는 주장으로 우리 스스로 불행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애종심을 갖고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외부 단체와 타종교인 등과 함께 연대해 외부를 향해 불교를 비판하는 행위는 불교 공동체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뜻도 담겼다. 총무원장 스님도 “최근 종단을 향해 문제제기를 하는 분들의 주장에 사실 관계의 오인 등이 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이번 선거가 잘 회향될 수 있도록 사부대중의 노력을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불교를) 둘러싼 환경은 무엇 하나 가볍지 않다”면서 뼈저린 자기 성찰을 주문하기도 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우리 사회는 대한불교조계종에 더 많은 사회적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종단 구성원 개인 개인은 여전히 자신과 사찰, 문중의 범위에 고민이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 운영하고 있는 사찰도 종단적 정체성을 강조하기보다 자신을 교조처럼 믿고 따르게 하는 ‘주지 불교’에 머물러 있다”며 “부처님의 수승한 가르침을 오늘의 언어로, 일상의 삶으로 전하지 못하고 있는 불교의 위기”라고 밝혔다. 결국 이러한 공동체 균열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이번 선거가 종헌종법의 질서 속에서 여법하게 치러져 불교공동체가 온전하게 가꿔져야 한다는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불교신문3330호/2017년9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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